"팔도 잡겠다"…삼양도 '비빔면 전쟁' 가세

입력 2021-05-06 18:04   수정 2021-05-07 01:52

여름을 앞두고 비빔면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팔도가 평정한 국내 비빔면 시장에 ‘라면의 왕’ 농심은 물론 오뚜기, 풀무원, 삼양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매년 비빔면 전쟁이 팔도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란 게 후발주자들의 각오다.

식품업체들이 이처럼 비빔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비빔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6년 896억원 수준이던 국내 비빔면 시장은 지난해 56.3% 성장해 14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삼양, 창립 60주년 맞아 비빔면 출시

국내 라면 시장은 수년간 정체 상태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라면 주요 소비층인 10~30대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비빔면은 최근 이 같은 라면 시장에서 실적을 끌어올릴 킬러 콘텐츠로 떠올랐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비빔면을 좋아해서다. 비빔면의 새콤달콤한 맛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시피로 조리해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삼양식품은 6일 ‘삼양비빔면’을 출시하고, 올여름 비빔면 전쟁 참전을 선언했다. 삼양비빔면은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삼양식품이 삼양이라는 브랜드를 붙여 선보인 첫 번째 비빔면이다. 태양초고추장과 사과, 배, 매실농축액 등을 기본으로 한 양념장에 국내산 아카시아꿀을 넣어 달콤한 맛을 살린 게 특징이다.

‘불닭볶음면’으로 ‘매운 라면’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삼양식품은 여세를 몰아 비빔면 시장도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비빔면 출시 등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통해 젊은 소비자층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농심은 한발 앞서 지난 3월 비빔면 신제품 ‘배홍동 비빔면’을 선보였다. ‘배홍동’은 배와 홍고추, 동치미 등 비빔면 양념장의 주재료의 앞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비빔면 시장에서만큼은 맥을 못 추던 농심이 지난 1년여간 전국의 비빔국수 맛집을 찾아다니며 연구를 거듭한 끝에 내놓은 제품이다. 광고 모델도 ‘국민 MC’로 불리는 유재석 씨를 내세웠다. 초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출시 4주 만에 700만 개가 팔려나갔다.

풀무원식품은 ‘빨간 양념’ 일색인 비빔면 시장의 틈새 공략에 나섰다. 풀무원이 지난달 내놓은 ‘자연은맛있다 정·백·홍 비빔면’은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로 다른 특색을 살린 제품이다. 정비빔면은 채식주의자를 위해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이다. 백비빔면은 맵지 않은 매실간장 비빔면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선보여 재미를 톡톡히 본 ‘진비빔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난공불락’ 팔도도 긴장
후발주자들의 강력한 공세에 ‘난공불락’ 팔도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팔도의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한때 70~80%에 달했지만 경쟁 업체들이 앞다퉈 비빔면 시장을 파고들면서 현재 점유율은 60%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팔도는 올봄 한정판으로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양념장의 용량은 8g 더 늘린 ‘팔도비빔면 8g+’를 선보였다. 비빔면에 골뱅이 통조림이나 구운 대패삼겹살을 넣어 함께 비벼 먹는 소비자들을 위한 상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 주요 소비층인 MZ세대 소비자가 비빔면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식품업체들이 비빔면 마케팅 강화에 나선 이유”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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