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력 유출 걱정보다 경쟁서 앞설 분위기 조성해야"

입력 2021-05-06 17:38   수정 2021-05-07 01:42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들이 했던 첫마디는 ‘와우, 삼성!’이었다.”

권영준 삼성SDS 인공지능(AI)연구센터장은 “사람은 언제나 컴 앤드 고(왔다 갔다)하는 법”이라며 적극적인 인재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보기술(IT)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주문했다. 그는 “인력 유출이 아니라 ‘재능을 갖고 스카우트될 인재들이 방금 전까지 함께 일했구나’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더 매력적인 유인책을 제시하는 게 자연스러운 해법이라는 얘기다.

권 센터장은 스스로의 경험을 말하며 “미국의 유명한 대학교를 가면 외국인투성이인데 모두 대학교에서 돈을 받으면서 공부한다”고 했다. 대학원에서 돈을 주면서까지 우수한 인재를 잡아두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전자공학 석사를,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를 마친 그는 10년 이상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했다. 퀄컴 등을 거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링컨연구소에서 머신러닝 연구를 이어왔다. 그와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는 이태희 삼성SDS AI연구센터 ML(머신러닝)연구팀장은 구글 출신 컴퓨터 비전 전문가다.

권 센터장은 “이제 삼성의 AI 연구 조직에 있던 사람이 실리콘밸리로 가서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는 방식을 배운 뒤 이를 갖고 다시 삼성으로 돌아오는 세상이 됐다”며 “인력 유출을 걱정해 이를 막기 위한 정책을 만들거나 고심하기보다는 자유 경쟁에 앞서갈 수 있는 인프라 내지 분위기를 자연스레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미 AI와 첨단 IT 분야에서 한국의 위치는 매일매일 좋아지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 손이 자유 경쟁 속에서 한국이 더욱 경쟁력 있고 앞서갈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라고 했다. 권 센터장은 함께 일하고 있는 연구원 상당수가 ‘세계 톱 클래스’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해외 유명 학회에 논문을 내고 싶다는 연구원부터 챌린지 리더 보드에서 1등을 해보고 싶다는 친구까지 욕심과 능력이 있는 친구가 많다”며 “향후 과제는 이들에게 120%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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