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격리된 장병에게 일반 장병과 똑같은 수준의 배식을 보장하기로 했다. 격리 기간 이용이 제한됐던 군부대 매점(PX)도 카톡으로 주문해 일부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기본급식비도 인상한다. 내년부터 하루 8500원 가량인 기본급식비를 1만500원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19 관련 격리 장병들에 대한 부실 급식 논란 속에 장병 1인당 한 끼 급식비 2930원이 고등학생 한 끼 급식비(3625원)보다 못한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진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7일 오전 서욱 장관 주재로 제11차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성준 인사복지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량 및 균형배식'의 기본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간부 중심 배식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면서 격리 장병에게 일반 장병과 똑같은 수준의 배식을 보장하겠다고 피력했다.
또 격리 기간 사용이 어려운 PX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휴대전화 단톡방 등을 통해 주문을 받아서 배식해줄 때 가져다준다는 개념"이라며 "현재도 일부 부대에서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를 다른 부대도 전파해 널리 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장병들이 선호하는 육류 등 선호품목을 약 10% 증량하고, 부대별로 필요한 식재료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자율운영부식비의 운영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요되는 70억∼80억원의 추가 예산은 기존 국방 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기본급식비를 내년에 1만5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올해 8790원으로 산정돼 있는 하루 급식비를 비율로 따지면 19.5% 정도 인상하는 것"이라며 "군 식당은 직영이 대부분이고 식재료를 많은 양을 단체로 구입하기 때문에 고등학생 급식비 수준의 단가만 돼도 급식의 질은 더 좋게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음식을 연 4회에서 월 1회로, 아침과 점심을 통합한 브런치 제공은 월 1회에서 주 1회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시리얼과 토스트, 커피, 과일 등과 함께 밥과 간편식 국, 김치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간편 뷔페식' 조식도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육군 부사관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인 병영식당 민간위탁 사업도 내년부터 육군훈련소를 비롯한 각 군 신병교육훈련기관으로 확대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대비태세 유지, 코로나19 대응과 더불어 장병들의 인권과 기본권 보장이 균형을 이루도록 지휘 관심을 경주해 달라"며 "지휘관 여러분의 진정성 있는 현장 소통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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