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서는 박 의원 임명을 두고 ‘깜짝 인선’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 의원은 지난 원내 지도부 경선에서 친문 핵심인 윤호중 원내대표와 경쟁을 벌인 인물이다. 송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미리 윤 원내대표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정책 주도권을 두고 송 대표가 윤 원내대표에게 사실상 견제구를 날린 것이란 해석도 있다. 정책위 의장은 원내대표와 함께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사가 곧 메시지 아니겠느냐”며 “윤 원내대표의 입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진성준·정태호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이 줄곧 맡아온 전략기획위원장에는 재선인 송갑석 의원을 낙점했다. 송 의원은 호남계 운동권 인사로, 친문하고는 거리가 있다. 앞서 지명한 윤관석 사무총장, 김영호 비서실장, 고 수석대변인 등도 여당 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인사다.
반면 김용민 최고위원, 김남국 의원 등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처럼회’라는 조직을 가동하며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려는 모습이다. 이들이 독자행동에 나설 경우 송 대표와의 갈등이 표면화할 가능성이 높다.
송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 여사의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자주국방 공업입국. 국가 발전을 위한 대통령님의 헌신을 기억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는 “3·1 독립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한 대통령님의 애국독립정신을 기억한다”고 남겼다. 진보 진영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두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은 ‘통합’을 강조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세월호는 챙기면서 제복을 입고 돌아가신 분들에겐 소홀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송 대표가 진보의 성역이 된 세월호까지 언급한 것을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내 쇄신파로 통하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일단 시작은 좋다”며 “검찰개혁보다 부동산, 방역을 제일 앞자리에 놓고 주목받지 못했던 분들을 주요 보직에 놓고 있어 ‘이제 제대로 하려고 하는 것 같네’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조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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