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트족이 11세기에 건국한 스코틀랜드(왕국)는 앵글로색슨족이 주축인 잉글랜드로부터 끊임없는 침략과 약탈을 당해왔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로도 잘 알려진 스털링전투(1397년)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두기도 했으나 1707년 잉글랜드에 완전 병합됐다. 그후 300여 년은 끊임없는 분리독립 시도의 역사였다.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와 함께 ‘영국연합(대(大)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에 속해 있지만 월드컵에는 별도 팀으로 나선다. 잉글랜드 축구팀이 다른 나라와 맞붙으면 상대 팀을 응원할 만큼 잉글랜드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문화적으로도 위스키 종주국, 백파이프의 나라, 골퍼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클럽’ 보유국 등을 내세우며 영국과 차별화한다.
최근 영국 총선에서 ‘분리독립 투표’를 공약으로 내건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압승을 거두면서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SNP는 스코틀랜드 의회 129석 중 과반(65석)에서 1석 모자란 64석을 차지했다. 분리독립을 찬성하는 녹색당(8석)과 연합하면 과반이다.
SNP는 2014년에도 분리독립 투표를 주도했으나 잔류 55%, 분리 44%로 실패했다. 당장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의회 주권주의’ 원칙에 따라 영국 의회가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는데, 스코틀랜드 독립에 공식 반대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SNP가 공약대로 2023년 말 투표를 강행할 경우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 관심은 스코틀랜드의 선거 결과가 스페인 카탈루냐, 중국 신장·티베트, 이라크 쿠르드, 인도 카슈미르 등 세계 100여 곳의 분리독립 운동에 미칠 영향이다. 코로나 사태로 중앙정부 권위가 약화되면서 스코틀랜드 독립 시도가 다른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박수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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