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응원에 감사드리며 너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말이 날 때까지 버텨보려고 합니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 모(22)씨 아버지 A 씨가 어버이날 응원의 편지를 보내준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A 씨는 8일 블로그에 '어버이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악몽의 4월 마지막 주 이후로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지나갔다"며 "평소 어버이날이라고 뭘 한 기억이 별로 없는 평범한 중년이고 아들에게 엄청나게 기억이 날 만한 것을 받은 기억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아들을 발견한 자리에 이렇게 많은 분이 오셨다 가셨는지 몰랐다"며 편지와 꽃 등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집에 다 가져와서 아들 영정 앞에 놓고 볼 수 있게 해줬다"며 "편지는 잘 보관했다가 틈틈이 읽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모든 응원에 감사드리며 너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말이 어떻게 날지 저도 무척 궁금하다"며 "가혹한 진실이 될지, 끝없는 의문으로 갈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 잠을 이룰지 모르겠다"고 했다.
A 씨는 9일 채널A '뉴스를 보다'에 출연해 "친구 (B 씨가) 최소한 아들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A 씨는 "아들을 불러내 술을 먹었다든지, (사건 당일 새벽) 3시 반에 전화해 데리고 갈 수 있는데 안 데리고 간 점, 휴대폰이 바뀌거나 찾으러 올 때도 전화를 하지 않은 점 등 가장 기본적인 의혹을 빼놓고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면서 "최소한 우리 아들을 찾는 노력을 해야 했는데 찾을 때까지 노력하지 않은 점이 이상하다"고 거듭 B 씨 행적에 의문을 제기했다.
경찰은 이날도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B 씨 휴대폰 수색 작업을 계속했다.
B 씨는 손 씨 실종 직전까지 공원에서 함께 술을 마신 친구이며 본인의 휴대전화(아이폰8)가 아닌 손 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홀로 귀가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술을 마신 뒤 휴대전화가 바뀐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지만 손 씨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에도 B 씨 휴대전화는 2주 가까이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B 씨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이라며 모 병원명이 공유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병원은 홈페이지를 닫은 상태다. A 씨는 블로그를 통해 "B 씨와 동기 개인정보 유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온라인상에서 B 씨는 물론 아버지 정보까지 확산한 상태다.
해당 병원 리뷰 게시판에는 "이 병원에 갈 때는 꼭 신발을 깨끗하게 빨고 가야 한다", "신발 더러운 사람은 못 들어간다"라는 내용의 비아냥 섞인 댓글이 이어졌다.
B 씨가 사건 당일 신고 있던 신발을 실종 이후 "더러워서 버렸다"고 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경찰은 B 씨 가족이 운동화를 버리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뒤, 왜 신발을 버렸는지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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