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반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11일 봉황망 등에 따르면 마윈은 전날 저장성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에서 열린 연례행사 '알리데이'에 참석했다. 매년 5월10일 열리는 알리데이는 임직원 축제일로, 사원들은 가족과 함께 회사에 갈 수 있으며 직원들의 단체 결혼식이 열리기도 한다.
현지 매체들에 공개된 사진에서 마윈은 파란 티셔츠와 흰 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알리바바 임원들과 함께 다녔으며, 활짝 웃으며 사람들을 요청에 기념사진 촬영을 해주기도 했다. 그는 실내 공간에서 마이크를 잡고 10여명의 젊은 사원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마윈이 일반 대중 앞에 나타난 것은 작년 10월 이후 반년 만이다. 지난 1월 마윈공익재단이 주최한 '향촌 교사상' 시상식에 온라인으로 모습을 보인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다수의 일반인 눈에 띄는 공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마윈은 작년 10월 상하이 금융포럼에서 당국의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이후 종적을 감췄다. 그의 발언의 후폭풍으로 알리바바그룹 계열 핀테크업체 앤트그룹의 상장은 전격 중단됐다. 알리바바는 반독점, 개인정보보호 등을 앞세운 당국의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독점당국으로부터 역대 최고인 182억위안(약 3조10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요구로 앤트그룹이 은행 수준의 감독을 받는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등 마윈과 알리바바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마윈이 지분 30% 이상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앤트그룹은 국유화 요구도 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향후 마윈이 자유롭게 대외 활동을 하게 되더라도 중국에서 전과 같은 막강한 경제적 영향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마윈이 다시 등장했음에도 이날 홍콩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장중 3% 이상 빠졌다. 지난 1월 그가 온라인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때 10%가량 급등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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