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영국의 개인 소비지출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주 코로나19 봉쇄조치가 추가로 완화되면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영국 경제가 더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1일 바클레이카드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의 개인소비지출 규모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동기보다 0.4% 증가했다. 바클레이카드가 영국 전체 신용·직불카드 거래의 절반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 3월 개인소비 지출 규모가 7.2% 감소하는 등 그동안 영국의 소비지출이 둔화했는데 올해 처음 증가세가 관측됐다고 바클레이카드는 설명했다.
라힐 아흐메드 바클레이카드 소비자 상품 담당 책임은 "미장원과 옷가게 등 비필수품 상점과 식당·술집, 스포츠 경기 재개가 개인 소비지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초 코로나19 봉쇄조치를 일부 완화했다. 올해 초 3차 봉쇄에 들어간 지 거의 100일만이었다. 그 결과 지난달 스포츠·아웃도어 용품 상점과 가구 매장 매출이 2019년 4월 대비 25% 급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의 경기 팽창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개인소비 지출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오는 17일 코로나19 봉쇄조치가 추가로 완화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술집과 음식점이 다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최대 6명이 함께 식사하거나 술을 마실 수도 있다. 영화관과 박물관, 놀이동산, 공연장, 스포츠 경기장 등도 수용 인원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재개장한다. 결혼식과 장례식의 인원 제한(30명)이 풀리고, 학생들은 더 이상 학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영국이 이처럼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이유는 높은 백신 접종률 덕분이다. 영국 국민 중 40대 이상 성인은 최소 1회 백신 접종을 모두 마쳤다. 전체 접종률(1회 기준)은 인구의 52.1%로 이스라엘(62.6%)에 이어 세계 2위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 전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4명(10일 기준)뿐"이라며 "잉글랜드에 한정하면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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