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美 솔리드에너지 3대 주주로

입력 2021-05-11 17:21   수정 2021-05-12 02:41

SK그룹의 투자형 지주사인 SK㈜가 배터리 선행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는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에 400억원을 더 투자한다고 11일 밝혔다. 2018년 300억원에 이은 추가 지분 투자다. 이로써 SK㈜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솔리드에너지의 창업주 치차오 후 최고경영자(CEO)에 이은 3대 주주가 됐다. 지분율은 10%대로 알려졌다.

2012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소에서 시작한 솔리드에너지는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리튬메탈 배터리 선행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고, 미국 보스턴과 중국 상하이에서 연구소와 시험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리튬메탈은 현재 배터리 표준인 리튬이온에 비해 용량을 크게 키울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전기차에 적용하면 주행 거리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충전 시 리튬이 배터리 음극 표면에 쌓여 배터리의 성능 저하와 분리막 훼손을 야기하는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SK㈜에 따르면 솔리드에너지는 리튬메탈 배터리가 갖고 있는 안전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리튬메탈에 고체 형태의 폴리머 코팅을 입히고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하는 고농도 전해질을 사용해 이를 개선했다.

솔리드에너지는 고체보다 제품화하기 쉬운 액체 전해질과 고체 코팅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빠르게 상용화에 나서 시장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이 기술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GM은 솔리드에너지와 손잡고 보스턴 인근에 2023년까지 리튬메탈 배터리 시험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2025년 본격적인 제품 양산이 목표다. 솔리드에너지는 연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솔리드에너지의 경쟁사인 퀀텀스케이프는 작년 9월 상장했다.

SK㈜는 2019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관련 투자에 나섰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 분야 글로벌 1위인 중국 왓슨에 2019년과 지난해 총 3700억원을 투자했다. 올 들어선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제조하는 시그넷EV 경영권을 2930억원에 취득했다. 김양택 SK㈜ 첨단소재 투자센터장은 “앞으로 배터리 양극재, 음극재 등 소재 분야에서도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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