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더 평등한 세상’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며 대선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국민 1인당 2000만원을 능력개발지원금으로 지급하자는 공약도 내놨다.
정 전 총리는 11일 정세균계 의원 모임인 ‘광화문포럼’ 기조연설자로 나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정의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척결하는 일”이라며 대권 행보에 첫수를 놨다. 정 전 총리가 지난달 퇴임 후 광화문포럼을 직접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날 행사엔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포함해 현역 의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철 지난 이념 투쟁과 진영 논리를 벗어 던지고 불평등 구조를 척결해 다 함께 살아가는 평등의 나라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국민 1인당 평생 2000만원의 능력개발지원금을 지급하고 모든 신생아에게 20년 적립형으로 1억원을 지원하는 정책도 내놨다.
6선 의원에 장관, 당대표, 국회의장까지 역임한 정 전 총리는 여론조사 지지율은 이른바 여권 대권후보 ‘빅3’ 중 가장 낮지만, 당내 세력 결집 규모는 1위다. 전날 열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심포지엄엔 김진표, 홍영표 의원 등 현역 의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는 “(한 자릿수 지지율이) 신경이야 당연히 쓰인다”면서도 “누가 먼저 출발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골인을 누가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전국 지지 모임인 ‘민주평화광장’도 12일 발족한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과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현역 의원 18명을 포함해 총 1만5000여 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김성환·이해식 의원 등 친노·친문 진영의 좌장 격인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도 대거 포진했다. 민주평화광장은 이 전 대표의 연구재단인 ‘광장’ 전국 조직을 상당 부분 이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고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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