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청약을 마감한 샘씨엔에스에 약 10조7668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경쟁률은 1104 대 1로 집계됐다. 공모액의 약 140배에 달하는 자금이 밀려든 것이다. 반도체 장비 부품인 세라믹 STF를 제조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59억원, 영업이익 78억원, 당기순이익 60억원을 거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에 대한 기대로 지난 3~4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153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흥행에 성공한 덕분에 공모가를 희망가격(5000~5700원)보다 높은 6500원에 결정했다. 애초 600억원을 공모할 예정이었으나 780억원으로 공모 규모를 늘렸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3260억원이 될 전망이다.
이날 청약을 받은 센서 모듈 제조업체 삼영에쓰앤씨도 첫날에만 38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약 7000억원이 몰렸다. 이 회사는 수요예측 경쟁률은 1762 대 1로 SKIET(1883 대 1)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높았다. 공모가 역시 희망가격(7800~1만원)을 넘어선 1만1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일반 청약을 한 색조화장품 제조회사 씨앤씨인터내셔널도 경쟁률 898 대 1로 9조4000억원의 증거금이 유입됐다. 공모가가 4만7500원으로 다소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가 몰렸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낮은 기업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3~4일 청약을 한 건강기능식품업체 에이치피오는 경쟁률이 95 대 1로 비교적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252 대 1로 낮았고 공모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흥행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면서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공모가를 올리면서 투자 수익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올해 상장한 31개 기업 중 18개(58%)가 희망가격보다 공모가를 올렸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로 결정되고 상한가로 치솟는 이른바 ‘따상’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뛰어든 측면이 없지 않다”며 “SKEIT가 따상에 실패하면서 투자 열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전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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