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금리 인상에 관한 이슈는 연말까지 증시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본격적인 인플레이션에 대비할 수 있는 경기민감주나 가치주 종목의 비중을 늘릴 때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다. 기저효과를 고려해도 꽤 높은 수준이다. 2분기 경제 성장률이 10%를 웃돌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테이퍼링이 코앞에 온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작년과 정반대 상황에 직면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엔 ‘경기 펀더멘털 회복은 잘 모르겠지만, 중앙은행은 우리 편’이라는 생각으로 투자했다면 이젠 회복되는 펀더멘털 앞에서 비정상적인 부양책이 종료될 시점을 카운트다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테이퍼링의 힘’과 ‘기업 실적의 힘’이 맞붙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실적이 강한 모습을 보이면 시장은 강세를 나타낼 테지만, 긴축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심리가 퍼지면 시장은 ‘베어 마켓(주가가 하락하는 약세장)’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김학균 센터장은 “당분간 시장과 중앙은행 사이의 ‘밀고 당기기’가 반복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일 때마다 이 같은 논란이 재점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업종은 경기민감주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선 경기 회복,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도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원자재 가격 전망치와 유가증권시장 업종지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관계수가 높은 업종은 기계, 조선, 운송, 철강, 디스플레이, IT·가전, 증권, 은행 순이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재, 소재, 금융 등 인플레이션 수혜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기 적절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석 센터장은 “전방산업인 자동차, 가전, 건설, 조선 등의 업황이 눈에 띄게 좋아짐에 따라 철강업종은 향후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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