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경남 함양에서 100년 넘게 자연에서 서식한 '천종산삼'이 발견됐다. 천종산삼이란 '하늘이 내린 산삼'이라는 뜻이다. 50년 이상 자연에서 자란 산삼을 지칭하는 말이다. 다른 산삼에 비해 확연히 굵은 뿌리와 색깔이 특징이다.
가격도 어마어마하다. 한국전통심마니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경남 함양에서 약초를 채집하는 이모씨(62)가 덕유산 자락 해발 700m 지점에서 발견한 이 산삼의 감정가는 9000만원이었다.
뿌리 무게만 68g, 뿌리 길이는 63cm에 이르는 이 산삼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암반 사이에서 자란 것으로 색상은 짙은 황색이었다. 최초의 산삼 머리는 자라는 과정에서 고사했지만 자체 치료를 위해 여러번 잠을 잔 흔적이 뚜렷하다고 평가됐다.
정형범 한국전통심마니협회장은 "발견된 천종산삼은 자삼(子參)이 없어 수령 추적이 어려웠지만, 뿌리를 거둘 때 나타나는 옥주의 흔적과 짙은 황색의 색상과 무게, 부엽토층의 영양분이 적은 암반 사이에서 자란 점 등을 종합해 수령 100년 이상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대법원에서 특수분야 감정인(전문가)으로 산삼, 산양삼, 기타약초의 감정을 수행하는 전문가다.
9000만원이라는 감정가는 200여년 전 조선 말의 인삼 시세와 금 시세를 고려해 추산한 것이다. 당시 인삼 한뿌리의 가격은 금 가격의 20배에 달했다. 이를 현재의 가격으로 환산해 이같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신한은행이 12일 고시한 국내 금 시세는 1g당 6만6061원이다. 발견된 산삼 뿌리 무게가 68g인 점을 고려해 금 68g의 가격을 산출하면 449만2179원으로 나온다. 여기에 20배를 곱해 약 9000만원의 가격표가 붙은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감정가격이기 때문에 실제 거래가 얼마에 이뤄질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앞서 강원 평창에서 발견됐던 124년된 천종산삼은 2002년 경매에서 1억원에 판매됐다, 2004년엔 106년 된 산삼이 5700만원에 거래됐다. 정 회장측은 이번에 발견된 산삼의 무게와 색깔의 농도 등을 고려하면 실제 가치는 감정가의 3배에 이른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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