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곰표 맥주' 대성공에…GS25도 대항마 '캠핑 맥주' 내놓는다

입력 2021-05-12 11:37   수정 2021-05-12 13:07


편의점 CU가 선보인 자체브랜드(PB) 수제맥주인 '곰표 밀맥주' 대량 제조 물량이 모두 소진되는 등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GS25·이마트24 등 다른 편의점도 수제맥주 출시 계획을 타진하고 있어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곰표 밀맥주 대량 제조 물량 300만 개가 모두 동나 CU는 가맹점에 발주 정지 안내문을 보냈다. 곰표 밀맥주는 CU가 세븐브로이와 함께 만든 수제 맥주로, 업체 측은 지난달 28일 롯데칠성음료에 대량 위탁생산을 의뢰했다. 물량은 한 달치를 예상해 총 300만 개를 제조했지만 예상보다 2주나 앞당겨 재고가 모두 소진됐이다.

곰표 밀맥주는 지난달 30일을 기점으로 CU에서 카스와 테라, 하이네켄 등 국산·수입 맥주를 모두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편의점에서 수제맥주가 대형 주류회사 제품을 누르고 판매량 1위에 오른 건 처음이었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이 나오자 경쟁사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GS25는 다음 달 초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해 '캠핑 맥주'를 모티브로 하는 수제맥주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노르디스크의 로고가 '곰'인데다 GS25가 오비맥주에 제조를 맡겨 흥미로운 경쟁구도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는 지난 6일 '최신맥주' 상표권을 출원했다. '최신맥주'란 최정, 추신수, 제이미 로맥, 최주환으로 이어지는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주축 타선을 가리키는 줄임말이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 상품설명에는 맥주류를 비롯해 감자튀김, 피자 등 맥주와 함께 즐길 만한 망라한 것으로 나와 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24사가 해당 브랜드를 상표로 하는 PB 수제맥주를 출시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SSG 랜더스와 관련된 야구단 마케팅도 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마트24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최신맥주 상표권을 등록해 놓은 것으로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이뤄진 주세법 개정이 편의점 수제맥주의 인기를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세법 개정에 따라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종가세에서 용량을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바뀌며 수제맥주 출고가가 낮아진 것이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계기로 수입맥주 인기가 줄어든 것도 수제맥주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수입량은 전년보다 13.7%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며 집에서 홀로 술을 즐기는 '홈술' 열풍이 불면서 수입맥주 빈 자리를 수제맥주가 꿰찼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제조업체가 다른 제조업체 시설을 이용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할 수 있게 되며 수제맥주도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편의점 수제맥주 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제조사 맥주에 식상함을 느낀 소비자가 수제맥주에 눈을 돌리고 있다. 공급과 수요 측면 양쪽에서 제2의 곰표 맥주가 나올 환경이 조성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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