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평택항 찾은 與 "안전규제 더 강화"

입력 2021-05-12 17:00   수정 2021-05-13 01:09

더불어민주당이 산업재해를 막기 위한 안전규제 강화를 추진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현장의 규제 공백을 막겠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정치권이 무작정 규제부터 늘리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2일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기 평택항만공사를 찾아 “산업재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중대재해법의 보완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평택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루에도 6~7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산업현장은 전쟁과 같은 현장”이라며 “내년 중대재해법 시행 전에 보완점을 점검하고 관계기관과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산업재해와 관련해 “단순 안전 문제가 아니라 원청, 하청, 재하청, 인력 파견과 같은 자본 구조가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그 단가로는 일하기 어려운 하청과 재하청의 먹이사슬 구조 속에서 제대로 된 안전 관리나 책임자 배치 없이 일용직 노동자들이 소모품처럼 쓰러져가는 현장을 더는 대한민국에서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산업안전법, 근로기준법 등 기존 법령에서 안전 조치를 강화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재해TF 위원장을 맡은 김영배 최고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여러 안전 조치를 더 강화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산업재해가 생겼을 때 회사가 아니라 119 등 관련 기관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소방기본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내년 1월 8일 예정돼 있는 중대재해법 시행 전 공백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있는 산안법을 더 강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 적용 범위와 시점 등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동계는 중대재해법 시행령에 ‘2인 1조’ 근무를 명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를 처벌 대상에 포함하냐를 두고서도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이 갈려 있다. 다만 시행령이 아닌 중대재해법 개정 문제는 지난해 국회 통과 시 진통이 심했던 데다 아직 법 시행 전이라 적극적으로 논의하기엔 부담스러울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시행령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살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전국 항만공사 유사 사업장에 대해 긴급 점검을 할 계획이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을 불러 평택항에 대한 특별근로감독도 요청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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