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5선의 변재일 의원을 반도체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위원장이던 양 의원은 특위 간사로 교체됐다. 송 대표는 “기존 특위는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한시 조직으로 구성됐다가 새 지도부 출범 후 새롭게 구성되는 것으로 돼 있었다”며 “경질됐다는 표현은 언론에서 교정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진선미 부동산특위 위원장도 사전 언질 없이 송 대표가 언론에 직접 교체를 발표해 경질 논란이 일었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위원장인 양 의원은 교체 사실을 직전에야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반도체특위를 처음 구상하고, 직접 민간 전문가를 특위 위원으로 섭외했다.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 등 전문가가 특위에 참여한 것도 양 의원과의 인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위 자문단에 참여한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 회장은 13일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굳이 비(非)전문가로 위원장을 바꿔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양 의원이 ‘물갈이’되자 민주당 안팎에서는 다양한 설이 돌았다. “양 의원이 삼성과 가깝다”거나 “초선의원이 위원장을 맡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얘기가 송 대표 주변에서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반도체 위기 대응에 나선 청와대도 당혹감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3공장을 방문한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 양 의원은 참석했지만, 변 위원장은 자리하지 않았다. 양 의원은 “자리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당에서 맡긴 바를 제대로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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