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으로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 어느덧 꽃을 떨구고 푸른 잎들로 무성해진 가로수 그리고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보고 있노라니 당장이라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집니다.
이 봄이 다가기 전에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는 호젓한 곳을 찾아 온가족이 조심스레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짙은 봄내음을 느끼고 싶다면 숲길을 추천합니다. 숲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새 봄의 한복판에 서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봄기운 가득한 숲 여행지로는 전남 구례와 충남 서천을 추천합니다.
편백나무 못지 않게 피톤치드 농도가 높은 대나무 숲에서 산림치유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대나무 숲의 피톤치드 농도는 도심보다 무려 7배 높다고 합니다.
대나무 숲길 산책을 마친 후에는 섬진강 자전거길에서 온 가족이 라이딩을 즐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강줄기를 타고 불어오는 시원한 봄바람을 맞으며 싱그러운 봄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천은사는 2년 전 문화재 관람료가 폐지되면서 지리산 여행의 필수 코스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소나무 숲길은 조용하고 안락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천은사를 둘러본 뒤 천은저수지 ‘상생의 길’에서 잔잔한 풍경을 감상하며 지친 심신을 달래보길 추천합니다.
숲 치유 센터는 서천 숲 여행에서 절대 빼먹지 말아야 할 필수 코스입니다. 다양한 명상체험이 가능한 이곳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비대면 여행지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걱정인형 만들기를 비롯해 싱잉볼, 아로마 테라피, 족욕, 물향기, 맨발걷기 등 다양한 명상체험 프로그램을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습니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욕심은 사랑 만큼이나 끝이 없습니다. 여행 중간에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살짝 자극할 만한 유적지 한두 곳 정도는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온가족이 즐기는 여행인 만큼 이왕이면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서원은 1603년 복원되었다가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다시 헐리는 고초를 겪기도 했습니다. 1965년 정몽주 위패를 모시며 복원된 임고서원에는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으로 살해된 문신 황보인의 위패가 함께 모셔져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은행나무(경상북도기념물 63호)는 수령 500년이 넘는 웅장한 자태의 노거수(老巨樹)도 볼거리입니다.
한국에 서양건축이 도입되던 초기에 지어진 강화성당은 날개를 하늘로 펼치고 있는 형상의 기와집이 흡사 불교 사찰을 연상시킵니다. 서양식 장식이 거의 없고 지붕과 내부구조 또한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이 쓰여 독특한 문화재적 성격을 띤 건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성당 내부 장식과 소품을 둘러보며 시간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 취향에 맞춰 봄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경기 고양 현대 모터스튜디오와 강화 씨사이드리조트를 추천합니다. 아이는 물론 성인도 좋아할 만한 체험 프로그램과 레포츠 시설을 갖춰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곳들입니다.
다양한 자동차 관련 체험·전시 프로그램을 둘러본 뒤 아이가 생각하는 미래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지 이야기를 나눠 보는 건 어떨까요.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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