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자)는 도시와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어 더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프로젝트들을 속속 선보일 예정입니다.”
박희윤 HDC현대산업개발 개발영업본부장(53·사진)은 “본사가 있는 서울 용산역 주변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타운으로 변모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도심복합개발 및 상업공간 전문가인 박 본부장은 HDC현산의 상품 기획력과 개발운영 능력을 높여 제대로 된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2002~2010년 일본 와세다대 도시지역연구소와 이공학술원, 일본 대형 디벨로퍼인 모리빌딩에서 도시재생에 관한 연구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0년 8월부터 모리빌딩 서울지사장을 맡아 국내 대형 복합프로젝트의 개발을 맡아왔다.
HDC현산과는 용산 아이파크몰 리뉴얼, 정선 파크로쉬 개발 프로젝트를 도우며 인연을 맺었다. 2017년 말 정몽규 회장이 직접 개발본부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본부장이 HDC현산에 몸담은 지 3년이 지나면서 회사 내 역할도 커졌다. 지난 3월 조직개편에서 자체 사업, 민간 수주, 도시정비(재건축·재개발),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개발영업본부를 맡았다. 자체 사업과 도시정비, 시행사 도급 사업이 4 대 4 대 2 비율이다.
건설업계에서는 HDC현산을 주택 중심의 건설사 가운데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구성돼 있는 곳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영업이익률도 15% 안팎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자체 사업 비중이 높은 게 수익률 향상과 연결된다”며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일감을 확보하고 수익률도 높이는 게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HDC현산의 올해 분양 물량은 1만5000여 가구다. 경북 경산시 부정리 ‘경산 아이파크’(977가구)와 전북 군산시 지곡동 ‘호수공원 아이파크’(665가구) 등을 상반기 공급한다. 대부분 입지가 좋은 데다 내 집 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 분양이 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본부장은 HDC현산이 디벨로퍼로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개별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을 활성화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관련 프로젝트로 △본사가 있는 용산 아이파크몰 주변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강원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를 꼽았다. 용산은 용산역 전면 공원과 인근 철도병원 부지까지 아울러 주변 일대를 철도와 연관한 스토리를 구성해 활력이 넘치는 타운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광운대역세권 내 물류부지(대지 14만816㎡)에는 주거·업무·판매·문화 등 복합적 기능을 갖춰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의 자족성을 강화하는 이른바 ‘한국판 롯폰기힐스’를 조성할 방침이다. 2년 전 인수한 오크밸리는 서원주역이 수서고속철도(SRT) 수서역과 30분 남짓 거리인 점을 활용해 교외 휴양형 도시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박 본부장은 "디벨로퍼가 동네와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게 결국 ESG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수/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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