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겨누자 본인들이 만든 공수처 때리는 추미애·안민석

입력 2021-05-13 11:38   수정 2021-05-13 11:40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사건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을 선정한 것과 관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공수처의 칼날이 정작 향해야 할 곳은 검사가 검사를 덮은 엄청난 죄, 뭉개기 한 죄"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최근 공수처는 중대범죄도 아니고 보통 사람의 정의감에도 반하는 진보 교육감 해직 교사 채용의 건에 별스럽게 인지 수사를 한다고 눈과 귀를 의심할 말을 했다"며 "검사가 검사를 보호하며 불멸의 신성가족 놀음을 지속한다면 누가 피해를 보느냐. 이제 공수처가 응답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이러려고 공수처 만들었나 자괴감이..."라고 했다.

여권이 주도해 만든 공수처가 1호 사건으로 여권 인사를 겨냥하자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윤석열 시즌2" "이런 꼴 보려고 공수처 외친 것이 아니다" 등 반발이 나왔다.

공수처는 지난 10일 조 교육감 사건에 대해 '2021년 공제 1호' 사건 번호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1일 공수처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조 교육감은 지난 2018년 7∼8월 해직 교사 5명을 특정, 관련 부서에 특별채용을 검토·추진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23일 이 같은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 공수처에도 수사 참고자료를 전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조희연 교육감은 부교육감과 담당자 등이 이 같은 특채를 반대하자 이들을 채용 관련 결재에서 배제한 혐의도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공수처가 균형 있는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특채의 제도적 특성과 혐의 없음을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상징성이 있는 1호 사건 대상자로 조희연 교육감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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