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쌈' 잔인한 운명 권유리, 자아 찾기 시작됐다

입력 2021-05-13 12:11   수정 2021-05-13 12:13

보쌈 (사진=MBN)


‘보쌈’ 권유리의 진정한 자아 찾기가 시작됐다. 조선의 능동 여주(여자주인공)의 각성에 시청자들도 응원을 보탰다.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보쌈-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의 옹주 수경(권유리)은 남들이 부러워 할 배경을 타고났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정치적 밀약으로 아버지 광해군(김태우)의 숙적 이이첨(이재용)의 아들과 혼약을 맺었지만, 첫날밤도 치르지 못하고 청상과부가 됐다. 보쌈꾼 바우(정일우)의 실수로 보쌈을 당한 후 시댁은 물론 친정인 궁에서까지 외면을 받았다. 설상가상, 거짓 장례를 치른 시댁 이이첨 일가와 왕권을 지키기 위해 딸을 이용하려는 비정한 아버지 광해군까지 그녀의 죽음을 원하고 있다. 잔인하리 만치 안타까운 운명이었다.

진짜 자결까지 시도했던 수경이 제2의 인생을 결심한 건 바우 덕분이었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 살라던 그의 외침에 다시 살아볼 용기를 낸 것. 그리고 지난 방송에서 마침내 사대부가 여인의 옷을 벗고 여염집 아낙의 옷을 입었다. 또한, 물에 손 한번 담궈보지 않았을 것 같은 그녀가 돈을 벌겠다고 주막의 온갖 궂은일을 해냈다.

우물 안에서는 절대 알 수 없었던 백성들의 삶을 알아가고 있다는 점은 궁궐 안 사람들이 권력 다툼에만 혈안이 된 상황 속에서 앞으로의 전개에도 고무적인 기대를 품게 하는 대목. “누군지 모르겠지만, 참 잘했네. 복 받을 겨. 천벌 받을 악질 부자, 그놈의 집구석은 싹 다 털려도 싸”라는 아낙네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저자에 ‘홍길동전’이 유행했던 이유를 실감했다. 그리고 스스로가 “우물 안 개구리”였단 사실을 깨달은 순간은 그녀의 각성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어릴 적 동무이자 시동생인 대엽(신현수)에게 맞선 지난 방송의 엔딩은 주체적인 결단을 보여준 결정적 장면이었다. 이 사태의 원흉 바우에게 분노의 검을 휘두르는 대엽을 막아서며, 바우를 수호한 것이다. 운명에 휘말리기 보단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리란 기대가 심어진 순간이었다. MBN 측은 “어려서부터 당차고 대범한 성격이었지만, 운명에 순응해야 했던 옹주 수경이 바우를 만나 자신을 감싸던 꺼풀을 하나씩 벗겨내고, 자신을 찾아갈 예정이다. 설레는 로맨스 기운과 더불어, 수경의 능동적 행보 역시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보쌈-운명을 훔치다’는 매주 토, 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본방송 시작 동시에 국내 대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wavve)가 OTT 독점 공개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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