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입 전략] 주요 15개大 학생부교과 1629명 늘어…연세·성균관·서강대 신설

입력 2021-05-17 09:00  

올해 주요 15개 대학에서 학생부교과 전형으로 뽑는 인원이 크게 늘었다. 서울대를 제외하고 14개 대학이 학생부교과 전형을 실시한다. 내신 성적은 좋지만 수상 경력, 동아리, 탐구활동 등 비교과가 부족한 학생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내신성적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이긴 하지만 상당수 대학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수능 성적도 중요한 변수다. 수능 최저를 요구하는 학생부교과 전형은 사실상 ‘내신+수능’ 전형이라고 봐야 한다. 올해 주요 15개 대학의 학생부교과 전형에 대해 분석해본다.

서울대를 제외한 주요 14개 대학 학생부교과, 정원 내 4950명 선발
올해 주요 15개 대 학생부교과전형 선발인원은 전형계획안 기준 정원 내로 4950명에 달한다. 전년 3321명과 비교해 1629명 늘었다. 지난해엔 학생부교과로 선발하지 않았던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경희대 건국대 동국대 등도 올해 학생부교과전형을 신설했다. 주요 15개 대 가운데 서울대를 제외한 14개 대학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을 실시한다. 대학별로 보면 고려대가 839명으로 선발 인원이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올해 학생부교과를 신설한 연세대가 523명을 선발한다. 중앙대(411명), 이화여대(400명), 동국대(398명), 성균관대(361명), 건국대(340명) 순으로 선발 인원이 많다.

주요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은 학교 또는 학교장의 추천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15개 대 가운데 건국대 동국대 숙명여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11개 대학은 학교별 추천 인원에 제한이 있다. 예컨대 연세대 추천형은 고교 3학년 재학 인원의 5% 이내에서 추천이 가능하다. 이렇게 지원 자격에 제한이 걸리면서 학교별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구조다.

주요대 학생부교과전형은 학생부(교과)의 반영 비중이 60~100%에 달하기 때문에 내신성적이 당락에 끼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비교과는 반영하더라도 대부분 출결 또는 봉사 정도로 제한적이다. 출결·봉사는 일정 수준 이상 충족 시 만점이기 때문에 사실상 영향력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학생부(비교과-출결·봉사) 반영 비중이 30%로 가장 높은 중앙대의 경우 출결은 무단결석 1일까지 만점, 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지원자 모두 만점 처리할 예정이다. 고려대 성균관대 동국대는 서류를 20~40% 반영한다. 출결·봉사 외에 다른 비교과 항목이 평가에 포함될 수 있어 지원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특성으로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성적은 뛰어나지만 수상 경력, 동아리, 탐구활동 등 비교과는 부족한 학생들이 주요 대학을 목표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내신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어서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은 지원을 꺼리는 탓에 일반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기도 하다.
수능 최저 요구 66.1%…사실상 ‘내신+수능’ 전형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성적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인 것은 맞지만, 상당수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수능 성적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수능 최저를 요구하는 전형은 사실상 ‘내신+수능’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14개 대학 중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홍익대 숙명여대 등 10개 대학이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요구한다. 주요 15개 대 학생부교과 전체 모집인원 4950명의 66.1%(3270명)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학생부교과에서 수능 최저를 요구하지 않는 대학은 연세대 한양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 4개 대학뿐이다. 수능 최저의 수준은 수능 영역별로 1~2등급일 정도로 높은 편이다. 고려대 학교추천 인문계열 학과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2) 중 3개 등급합 5를 충족해야 한다. 자연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 과탐(2) 중 3개 등급합 6이다. 서강대 고교장추천의 경우 인문·자연 모두 국어, 수학, 영어, 탐구(1) 중 3개 등급합 6을 맞춰야 한다. 주요 15개 대 가운데 자연계열 학과는 서강대와 숙명여대 통계 및 의류학과를 제외하고 모두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수능 최저 충족 여부가 당락에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내신이 모두 1등급이라고 해도 수능 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이다. 2020학년도 고려대 학생부교과전형인 학교추천Ⅰ의 경우 수능 최저 충족률은 단과대학별로 31.3%(의대 간호대)에서 87.0%(경영대학)까지 다양했다. 당시 의대와 간호대는 수능 최저를 충족한 학생끼리 경쟁하는 실질 경쟁률은 겉으로 보이는 명목 경쟁률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즉, 수능 최저를 충족한다면 그만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문과생 수능 최저 충족에 비상…수능 학습 더 매진해야
올해 수능은 국어, 수학에서 선택형 수능이 처음으로 시행된다. 수능과 같은 방식으로 치러진 올해 3월과 4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분석해보면, 수학에서 이과생들의 우세가 뚜렷한 모양새다. 3·4월 모의고사 모두 문과생은 대부분 확률과 통계를, 이과생은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해 응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학 1~2등급 내 비중을 살펴보면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 독주가 확연하다. 3월 모의고사에서 1등급 내 이과생 비중은 92.5%로 추정됐고, 4월 모의고사는 82.0%로 추정된다. 2등급의 이과생 비중은 3월 모의고사는 79.0%, 4월 모의고사는 75.6%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대부분 문과생으로 추정되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은 2등급 내에 들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는 선택형 수능의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현행 선택형 수능은 선택과목 그룹별 공통과목 평균점을 기준 삼아 보정점수를 준다. 내가 응시한 선택과목 그룹의 공통과목 평균점이 높으면 높을수록 보정점수를 더 받는 식이다. 3·4월 모두 미적분 선택 학생들의 전체 평균 점수가 확률과 통계 응시 집단에 비해 20점 이상 높았다. 선택과목 점수 배점이 100점 만점에서 26점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결과적으로 미적분 선택 학생들의 공통과목 평균점수 자체가 높다고 유추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수학이 약한 문과생들이 확률과 통계에 몰려 있고, 공통과목의 평균점이 계속 낮게 형성된다면 문과생들이 수학에서 1, 2등급에 진입하기는 3월과 4월 모의고사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대 학생부교과전형을 목표하는 학생이 수학에서 2등급 내에 들지 못한다면 치명적이다. 연세대 한양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 수능 최저가 없는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할 수 있겠지만 예년보다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최저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몰려 경쟁률이 상승하고 합격선은 평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수능’ 전형으로 생각하고, 수능 학습에 매진하는 것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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