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신종 원조교제 '파파카츠'(パパ活)에 나선 여성들이 늘고 있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파파카츠는 '아빠 활동'이라는 뜻의 신조어다. 대학생 또래의 젊은 여성이 중년 남성들과 만나 데이트를 하고 금전적 지원을 받는 것을 뜻한다. 여성들은 데이트에 나온 나이 지긋한 남성들을 '스위트 대디'라고 부른다.
일본 내에서 '아빠를 지원하는' 남성과 젊은 여성을 매칭하는 앱까지 나와 또 다른 원조교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현지 매체인 주간포스트에 따르면 '파파카츠' 앱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며 취업이 취소되거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파파카츠'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파파카츠'를 원하는 여성들은 관련 앱에 자신의 키와 몸무게, 사진 등을 올리고 '성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조건을 단다. '스위트 대디'와의 데이트는 주로 고급 레스토랑, 커피숍 등이다.
이 매체는 20대 여성 3명과 주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는 43세의 샐러리맨 A 씨의 이야기를 통해 파파카츠의 실상을 전했다. A 씨는 대기업에 재직 중이면서 부동산과 암호화폐 투자로 연 6000만 엔(한화 약 6억), 월수입 500만 엔(약 5000만 원)의 수입을 올린다.
그는 3명의 여성과 만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B 씨에게 월 60만~100만 엔(700~1000만 원)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혼한 경험이 있는 A 씨는 "만남의 질과 효율을 생각하면 '파파카츠'가 효과적이다. B는 '아빠'가 없이 살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다른 두 여성에겐 보통 월 1회 10만 엔(약 100만 원)을 기꺼이 준다. 유사연애를 즐기면서 마음이 맞으면 관계도 맺는다"고 말했다.
환갑이 눈앞인 C 씨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있으면서도 '파파카츠'를 통해 젊은 여성을 만난다고 고백했다. 그는 "'왜 이런 아이가 나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요즘은 젊고 귀여운 것보다 친밀감을 가질 수 있는 여자가 좋다. 아빠로 이용되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딸과 가까운 나이의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기분"이라고 귀띔했다.
여성들은 '스위트 대디'와의 만남을 통해 일반 직장인의 월 급여에 해당하는 돈을 대가로 받는다.
방송에 출연한 한 여성은 "데이트를 하고 용돈을 받는다. 육체관계를 갖는 게 아니라 플라토닉이 원칙"이라며 "용돈 주는 남성과 데이트 하는 게 꿈 같다. 또래 남성은 경제력이 없다"고 말했다.
파파카츠를 하는 이들은 표면적으로 성관계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을 하기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는 원조교제, 스폰서, 조건만남과 다름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변호사는 "대가를 받은 후 성관계를 하는 것은 성매매 방지법에서 정하는 매춘 행위에 해당한다. '파파카츠' 활동을 알선하는 업체에 한해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단속하는 경우는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데이트 폭력이나 사기 피해 등 남녀를 불문하고 위험에 처할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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