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피스커와 아이폰 위탁 생산 업체로 유명한 대만 폭스콘이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2023년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에 돌입한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스커와 폭스콘은 최근 이런 내용의 전기차 생산 협력 계약을 맺었다. 협력 프로젝트의 코드명은 '프로젝트 페어'이며 두 회사가 공동으로 투자하고, 모든 이익을 공유하게 된다. 계약 기간은 7년이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피스커는 자사 전기차에 올라가는 배터리를 어느 업체로부터 공급받을지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피스커는 2023년 말 미국 공장에서 초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피스커 공장이 있는 위스콘신을 비롯해 미국 4개 지역이 공장 부지로 검토되고 있다.
헨릭 피스커 피스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최소 15만대 이상일 것"이라며 "피스커는 이 공장을 포함해 다수의 공장에서 연간 25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력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이점으로 반도체 칩 등 폭스콘의 세계적인 공급망에 접근할 수 있게 된 점을 꼽았다. 류영웨이 폭스콘 회장도 "프로젝트 페어를 지원하기 위해 세계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할 전기차 모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두 회사가 함께 개발한 새 경량 플랫폼 'FP28'을 기반으로 하는 5인승 전기차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회사가 개발중인 두 번째 모델도 있다. 5인승 차량으로 판매 가격은 3만달러 이하가 될 전망이다.
피스커는 2017년 로스앤젤레스(LA)에 설립된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창업자인 피스커 CEO는 BMW와 애스턴마틴 등을 거치며 유명세를 떨친 자동차 디자이너다. 피스커는 캐나다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와 함께 첫 독자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오션'을 생산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피스커 CEO는 "마그나와의 전기차 생산은 내년 4분기에 시작될 것"이라며 "오는 11월 LA 오토쇼에서 생산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콘은 중국 자동차 기업 지리차와 전기차 제조를 위한 합작회사를 구성하는 등 전기차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5~2027년까지 세계 전기차 10%에 부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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