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에서 만난 고영인 민주당 의원(사진)은 여당 초선 의원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당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지난 4월 9일 출범한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더민초는 출범 이후 지도부에 쇄신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청와대가 지명한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고 의원은 수차례 “당이 체계적이고 깊이있는 반성과 쇄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주당을 향한 2030 세대의 실망이 한국의 정치 지형을 장기적으로 뒤바꿀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그는 “젊은 청년들은 정치가 자신의 고통스러운 처지를 당장 평등하게 바로잡아줄 것이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며 “경쟁을 ‘공정하게라도’ 할 수 있게 해달란 것인데 민주당이 이런 요구를 실망시킨 것”이라고 자성했다.
고 의원은 “지금은 당의 일사불란한 목소리보다 격론을 통한 해답 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선 모임이 하나의 계파나 정치세력으로 나아갈 의도가 없다면서도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모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힌 배경이다.
그는 “초선의원들은 같은 시기에 국회에 입성했을 뿐, 스펙트럼도 넓고 각각 다른 후보 캠프에 이미 소속해 있다”며 “이런 초계파적 특성이 오히려 당내 경선이 끝난 뒤 민주당이 통일된 목소리를 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선 모임은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입법 및 정책 제안을 통해 청년의 마음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주거대책, 청년정책, 코로나19 대책 등 3개 분야 TF에서 의원들의 가입신청을 받고 있다. 고 의원은 “다음달 안에 구체적인 제안서를 완성해 당 지도부에 전달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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