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변경이 실제 이뤄질 경우 줄곧 ‘강남 직결’을 주장해 온 이재명 경기지사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지사를 쫓는 입장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김포 지역의 교통문제를 살펴보겠다”며 다급히 행동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김포를 지역구로 둔 김주영 박상혁 의원은 요즘 교통 문제 때문에 몹시 괴로워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인구 50만명 이상의 수도권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 직결 중전철이 없는 곳이 김포”라며 “김포와 서울을 오가는 한강로는 출근시간이면 새벽부터 꽉꽉 막히고, 김포 골드라인 지하철은 혼잡률이 28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코로나19 와중에 과밀한 객차 안에서 시민들이 느끼시는 불안과 불편은 오죽하겠느냐”며 “서울 직결 지하철을 놓자는 김 의원의 요청은 너무나 절박하고 당연하다”고 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2일 4차 국가철도망 계획안을 발표했다. 국가철도망 계획은 정부가 5년마다 수립하는 10년 단위 철도 건설 계획이다.
계획안에는 수도권 서부 권역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김포~부천(21㎞)을 잇는 GTX-D 노선을 신설하는 계획이 담겼다. 그런데 이 노선은 경기·인천 등 지방자치단체의 건의안에 비해 구간이 대폭 축소됐다.
당초 경기도는 김포~서울 강남~경기 하남(68㎞)을 연결하는 노선을 요청했다. 인천시는 인천공항과 김포를 각각 출발해 하남(110㎞)까지 연결하는 노선을 제안했다. 국토부의 GTX-D 계획안이 김부선으로 결론나자 김포와 부천, 인천 등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지사에 이어 송 대표도 문 대통령에게 GTX-D 문제를 공식 거론하면서 이제 GTX-D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국토부의 GTX-D 노선 계획안에 반발하는 지역 유권자수는 300여만명에 달한다. 수도권 민심을 잡아야 하는 여권 주자들이 GTX-D 노선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정치권에선 “GTX-D를 바라보는 이 전 대표의 속내는 복잡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경기도 주장대로 GTX-D 노선 변경을 지지할 경우 그 공은 이 지사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이날 GTX-D 논란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김포지역 지하철 문제를 들고 나온 데엔 이런 배경이 깔려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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