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 없이 실내외 활동을 하도록 허용하면서 기업들은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소매점 등은 마스크 지침 변경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다만 아직 영업장별 구체적 지침 등이 마련되지 않아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상 돌아가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기업들은 내부 마스크 지침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새 지침에 문제되지 않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평가절차에 들어갔다.
전날 CDC는 백신 접종을 끝낸 사람이 실내외에서 모임 등을 할 때 마스크를 벗도록 허용했다. 일부 실외 모임에서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던 이전 지침보다 한층 완화된 것이다. 미국 내 백신 접종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감염병알레르기 연구소장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정상 생활로 되돌아 가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했다.
다만 CEC는 이번 지침이 '권고안'일 뿐 '강제 조항'은 아니라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작은 위험도 감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며 "백신 접종자가 마스크를 쓰더라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건축자재 소매업체 홈디포, 대형 할인매장 티제이엑스(TJX Cos.) 등은 매장 안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지침을 당분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일부 은행도 마찬가지다. 백화점 메이시즈, 의류 브랜드 갭과 '리바이스' 청바지 브랜드 레비 스트라우스는 새 지침을 검토하고 있다. 음식점연합회도 마스크 지침을 살펴보고 있다.
테마파크 등 놀이공원 이용자는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밥 차펙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놀이공원을 찾는 고객이 급증할 것"이라며 "더위가 심해지고 습도가 높은 올해 여름 놀이공원 이용객과 직원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놀이공원 운영자인 식스플래그스도 마스크 지침 조정안을 검토중이다.
○포괄적 지침에 혼선 불가피
정부 지침이 상세하지 않아 일선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고객과 직접 부딪혀야 하는 소매점 등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상당수 소매점이 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을 마련하면서 이에 협조하지 않는 고객과의 충돌을 감수해야 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은 직원들의 추가 업무 부담을 고려해 인센티브까지 지급했다.
짐 허텔 인마르인텔리전스 부사장은 "마스크 정책을 엄격하게 운영하면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는 고객은 마스크 면제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로 백신 카드 없는 고객도 마스크를 쓰지 않도록 허용하면 '예방접종 여부를 어떻게 증명할 것이냐'는 다른 고객의 항의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포드, GE 등 자동차 기업과 전기·가스 공급회사 PG&E 등은 미 노동부 산하 직업안전위생관리국(OSHA)의 지침 개정을 기다리고 있다. OSHA는 올해 1월 이후 이렇다할 추가 지침을 내놓지 않았다. CDC는 조만간 여행할 때나 등교할 때, 여름 캠프, 보육기관 등에서의 마스크 지침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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