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맞게 연금자산 굴려주는 TDF, 어떻게 골라야 할까

입력 2021-05-16 17:12   수정 2021-05-17 03:24

타깃데이트펀드(TDF)의 가장 큰 특징은 가입자의 예상 은퇴 시점을 미리 설정하고 그에 맞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젊었을 때는 주식 비중을 높여 자산 증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TDF의 주식·채권 비중은 연령대별 변화 양상이 글라이더가 비행하는 모습과 비슷해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라고도 한다. 글라이드 패스는 TDF를 운용하는 회사마다 자체 모델을 가지고 있어 동일한 연령대라도 자산별 투자 비중이 조금씩 다르다. 또 운용사 내 전문가들이 잘 분산된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동일 상품군 내에서도 지역별 혹은 운용구조별로 다르게 배분하기도 한다.

여러 TDF 중 내게 맞는 상품을 고를 때는 상품명 뒤에 붙는 ‘2030’ ‘2040’ 등 은퇴 예상 연도에 주목해야 한다. TDF를 고를 땐 가급적 나의 은퇴 예상 시점과 펀드명에 표기된 연도를 매칭해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다. ‘KB 온국민 TDF 2035’라는 상품은 2035년에 은퇴하는 직장인을 모델로 한 구조다. 즉 지금의 40대에 맞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TDF 시리즈의 연도는 통상 5년 단위로 나눠지므로 은퇴 예상 시점에 맞는 게 없다면, 그 전후로 가장 근접한 연도의 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TDF의 은퇴 예상연도별 자산배분 비중은 가입자가 속한 국가나 지역의 통계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산정한다.

TDF는 연금자산의 장기 투자에 최적화된 펀드다. 물론 중간에 환매가 자유롭고 다른 펀드로 갈아탈 수 있지만 상품 구조상 장기 투자할 때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따라서 TDF 운용사가 최소 30년 이상 동일한 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살펴봐야 한다. 일단 글로벌 자산배분형 포트폴리오를 오랜 기간 운용한 경험이 풍부한 대형 운용사라면 기본 자격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성과가 우수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반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특정 테마 또는 지역 투자에 특화된 운용사라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

TDF는 장기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변동성 관리가 상대적으로 더욱 중요하다. 상품을 선택하기 전 안내장 등 홍보물에 기재된 위험 관련 단서도 꼭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 급등락하는 구간에서 얼마나 덜 떨어졌고, 더 빨리 회복했는지도 같이 비교하면 좋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비상 상황이 닥쳤을 때 전후 추이를 살펴보면 해당 펀드의 운용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곽재혁 <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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