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현물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t당 208.7달러를 기록했다. 6일 200달러를 돌파한 뒤 이튿날엔 한때 210달러를 넘기도 했다. 철광석 가격이 200달러를 돌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1년 전(83달러) 대비 세 배 수준으로 올랐다.
철광석 가격 급등의 원인은 수요를 공급이 감당하지 못하는 데 있다.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글로벌 철강 수요가 늘었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세계 철강 수요가 지난해 대비 5.8% 증가한 18억742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생산 위축으로 철강 재고는 줄었다. 글로벌 철광석 시장은 브라질 발레, 호주의 리오틴토와 BHP빌리턴 등 3대 메이저업체가 전체 생산의 70%를 차지한다. 이들 업체의 올 1분기 공급량은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철광석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철강제품 가격도 뛰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올 들어 원가 상승분을 철강제품에 매월 반영하고 있다.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올 1월 말 t당 88만원에서 지난달 말 110만원까지 올랐다. 선박을 제조할 때 필요한 두꺼운 철판인 후판도 지난달 말 시중에서 11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후판 가격이 100만원을 돌파한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조선시황 악화로 후판 공급가격을 동결해왔다”며 “원자재 인상분 일부만 제품 가격에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제품 가격 인상은 조선과 자동차 등 수요업체들엔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당장 반영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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