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 업체 가운데 유일 흑자기업이다. 지난해 전년보다 10배가량 늘어난 9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마켓컬리(-1162억원) 쓱닷컴(-469억원) 등 경쟁사들의 대규모 적자 속에 거둔 성적표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올 들어서는 외형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분기 매출은 7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5% 늘었다. 1분기 성장률에서 쿠팡(74%)을 제외하면 신선식품 배송업체 중 최상위권이다. 영업이익(16억원) 역시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류센터는 오아시스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앱 ‘오아시스루트’로 운영된다. 직원에게 소비자들의 주문 내용과 상품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최적의 동선을 제시한다. 직원이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보며 앱 지시대로 7번 상자에 방울토마토 한 팩을 넣고 확인 처리를 하면 옆에 있는 사과를 9번 상자에 한 봉지 넣으라는 지시가 뜨는 식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15명의 주문을 처리하는 데 10~15분가량 소요되는 피킹(picking) 효율은 업계 최고”라고 자신했다.
유통과 정보기술(IT) 경험을 두루 갖춘 창업자 김영준 오아시스그룹 의장이 중심에 있다.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인 김 의장은 2000년대 유통업에 발을 들였다. 2009년 우리생협을 출범하며 전국 산지를 돌아다녔고, 오아시스를 창업한 뒤에도 상품기획자(MD)들과 함께 일하는 철저한 ‘현장형’ 기업인이다.
오아시스 물류센터와 오아시스루트도 반도체 공정을 아는 그의 작품이다. 롯데, 신세계, 컬리 등 국내 유통업체들이 물류센터의 대규모 자동화 설비에 초점을 맞춘 반면 오아시스는 소프트웨어에 역점을 두는 역발상으로 접근했다. 회사 관계자는 “물류 시스템이 소프트웨어(앱) 중심이어서 문제점을 그때그때 개선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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