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둥근 돌멩이가 수면에 닿는 찰나,
반짝이면서 내 한생이 저무네.
내가 내 안으로 스며드는 것이
저리도 쉬운 것을.
……강에서 물수제비를 뜨네.
-시집 《저녁》(실천문학사) 中
돌멩이가 잔잔한 수면에 닿으면 찰방찰방 몇 번을 튕겨 오르면서 건너뛰는 자리마다 ……모양으로 물결이 생겨납니다. 건너뛴 그 물결이 사라지는 것은 눈 깜짝할 사이. 한생이 저무는 것도 찰나지요. 누군가 곁에 조금 더 살아 주었으면 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도 내가 내 안으로 스며드는 일이겠지요.
김민율 시인(2015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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