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 이제훈이 선택할 정의는 무엇일까.
지난 15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12회에서 김도기(이제훈 분)는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의 실체를 파헤쳤다. 장기밀매 후 시신까지 처리한 범인은 백성미(차지연 분)였고, 김도기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제훈은 잔혹한 진실에 다가서며 변화하는 김도기의 내면을 촘촘하게 그려내 반전의 묘를 극대화했다.
이날 김도기는 강하나(이솜 분)의 의뢰로 새로운 복수 대행에 착수했다. 살해당한 정황은 있지만 시신이 없어 기소조차 못 한 일명 ‘시신 없는 살인 사건’과 동료 왕민호(이유준 분) 죽음에 대한 것이었다. 공적 심판이 정의라고 믿었던 강하나는 동료의 죽음 앞에 분노했고, “내 방식대로 안 된다면 그쪽 방식 따르겠다. 구영태, 복수해달라”라며 김도기를 움직였다. 복수 대상인 구영태(이호철 분)는 수사에 협조 중이던 심우섭(정강희 분)을 납치한 상황.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 속에서 김도기와 강하나는 공조를 시작했다. 김도기는 사건 현장의 증거를 토대로 구영태의 시체 처리 방식이 황산이라고 직감했고, 강하나를 통해 심우섭이 황산을 사들여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속적인 구매 내역은 사건과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제기하고 있었다.
구영태의 악랄함은 김도기의 상상 이상이었다. 황산을 따라가자 무허가 병원이 나왔고, 그 안에선 장기매매의 흔적까지 발견됐다. 장기를 적출하고 남은 시신을 황산으로 처리했던 것. 심우섭의 처참한 시신을 목도한 김도기는 어머니의 주검이 떠올라 괴로웠다. 발현된 트라우마로 고통에 휩싸인 김도기. 현장에서 맞닥뜨린 구영태를 거칠게 몰아붙이며 분노를 폭발시켰다. 하지만 구영태는 결국 도망쳤다.
김도기는 구영태를 잡기 위해 백성미와도 힘을 합쳤다. 백성미는 장기밀매 사업을 시작한 것은 본인이지만, 악당만 이용했지 민간인들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영태, 구석태(이호철 분) 쌍둥이 형제가 자신도 모르게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분개하며 직접 처리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 모든 건 백성미의 트릭이었다. 김도기와 무지개 운수가 쌍둥이 형제에게 시선을 돌리게 한 뒤 감옥에 있던 악당들을 빼돌린 것. “이 판 내가 짠 거야”라는 백성미의 반전은 충격을 안겼다. 과연 김도기는 백성미에게 어떤 반격을 펼칠지 긴장감을 증폭했다.
악당 처결 방식을 두고 대립하던 김도기와 강하나는 변화를 맞았다. 사적 복수로 피해자의 고통을 갚아주던 김도기는 장성철(김의성 분) 대표에게 구영태를 잡아 검찰에 넘기겠다 선언했고, 강하나는 “법이 제대로 단죄하는 모습,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죗값 내가 보여줄게요”라고 손을 내밀었다.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김도기의 복수 대행은 새 국면을 맞았다. 과연 그가 선택할 ‘정의’는 무엇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제훈은 다크 히어로 김도기가 겪는 고뇌, 극한의 감정 변화를 내밀하게 풀어냈다. ‘어떻게’ 해야 피해자들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방식이 옳지 않다면 ‘왜’인지 이유를 곱씹었다. 구영태에게 희생당한 피해자들을 찾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번만큼은 공적 심판을 선택하겠다는 김도기의 변화는 그래서 더욱 공감을 불러왔다. 사적 복수를 넘어 피해자들의 아픔에 감응하는 다크 히어로의 모습은 카타르시스 그 이상의 뭉클함을 자아냈다. 여기에 파헤칠수록 터져 나오는 백성미 일당의 잔혹함을 마주한 혼란, 다시금 떠오른 어머니 죽음에 대한 고통, 악당들을 향한 들끓는 분노까지.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도 요동치는 감정의 파동을 놓치지 않고 치밀하게 짚어낸 이제훈의 열연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SBS‘모범택시’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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