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표 교수는 지난 14일 열린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심포지엄에서 기자가 KDI 원장 지원 배경과 계획을 묻자 "아무 생각이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KDI 안팎에서는 현 정부의 유력 인사인 만큼 홍 교수가 내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지만 "사실이 전혀 아니다"면서도 "인선 절차가 좀 오래 걸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KDI를 관할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이달 말 이사회 열고 홍 교수와 다른 두 명의 KDI 내부인사를 후보로 놓고 원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좌승희 전 한국경제연구원장 등 KDI 원로들은 지난 3월 홍 전 수석의 원장 임명을 반대하며 “망국적 경제정책 설계자가 KDI 수장으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KDI 원로들의 비판을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각자의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장으로 내정될 경우 KDI 연구의 독립성이 침해되고 홍 교수가 주도한 소득주도성장을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묻자 "공부하는 사람들끼리 그런 게 어딨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홍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소득주도성장 실효성이 나타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소득 분배 흐름 자체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었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완화할 수 있었을 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3년 동안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된 것을 부정할 수 없다"며 "그걸(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2019년 기준 소득 1~2분위(소득 하위 20~40%) 근로소득이 전년 대비 5.2~6.1%가량 줄어든 것이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 탓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홍 교수는 반박했다. 그는 "1분위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탓이 아니다"며 "2015년부터 고령화로 노인빈곤이 심각해지면서 1분위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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