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2018년 판매한 영국 사모펀드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의 5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자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취지다.
하나은행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투자자 보호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선지급을 결정한 펀드는 판매액 258억원 규모인 영국 루프탑 펀드(리모델링 펀드)와 535억원 규모인 신재생에너지 펀드, 570억원인 부가가치세 펀드 등 3가지다.
투자원금의 50%를 미리 받는 투자자들은 해당 펀드에서 최종 회수가 이뤄지면 판매사인 하나은행과 최종 정산을 하게 된다. 배상 기준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영국 사모펀드에서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자 사실관계 확인과 현지 실사 등을 벌였다. 자산운용사가 아닌 판매사가 현지 실사를 벌이는 건 드문 사례로, 신속하게 투자금을 회수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의 실사 결과 운용사가 제공한 최초 투자제안서와는 달리 새로 선순위 채권이 발생하면서 펀드 투자금의 상환 우선순위가 변경된 정황 등이 확인됐다. 하나은행은 향후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선지급을 결정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조를 통해 펀드 투자금 회수에 전념할 예정”이라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번에 마련한 영국 사모펀드 투자자 보호방안과 관련한 프라이빗뱅커(PB) 간담회도 열기로 했다. 가지급 일정에 대해선 각 영업점을 통해 투자자에게 개별로 알릴 예정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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