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테크노파크 '소부장 허브'로 뜬다

입력 2021-05-17 18:26   수정 2021-05-18 00:34

울산테크노파크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선박 등 핵심 산업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 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울산지역의 연구 인력과 테스트베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소재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울산테크노파크는 올해부터 차세대 액화천연가스(LNG)선 화물창 단열재 소재 기술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사업이 올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공모에 선정돼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선박용 화물창은 영하 163도의 극저온 환경에서 액화한 천연가스가 온도 상승으로 기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LNG 운반선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LNG선 화물창 원천 기술은 프랑스 GTT사가 독점하고 있다. 김일환 정밀화학소재 기술지원단장은 “국내 조선업체들은 대형 LNG선 한 척을 건조할 때마다 100억원을 GTT에 로열티로 지급한다”며 “극저온 환경에서도 견디는 단열재 융합소재를 개발한다면 국내 조선업계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에는 단열재 분야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KPX케미칼 울산공장과 한국카본, 선박, 소재업체들이 참여한다. 총 사업비 158억원(국비 117억원) 규모로 4년간 연구개발에 나선다.

울산테크노파크는 반도체 생산 소재, 2차전지 소재, 신규 점착·접착제 등의 국산화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국비를 포함해 총 10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반도체 웨이퍼를 제조할 때 평탄화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적 기계연마패드(CMP PAD) 소재 개발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KPX케미칼, 성균관대 산업협력단 등과 함께 7나노미터(㎚·100만분의 1㎜)급 반도체 미세 배선에 요구되는 고효율 초정밀 연마패드 소재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울산테크노파크는 반도체 주요 공정에 필요한 필터용 소재와 반도체 회로의 정밀도를 높이는 연마용 패드 제조 공정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초청정, 고정밀의 반도체용 정보전자 소재 및 리튬 2차전지 소재, 자동차용 경량화 소재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기능성 융·복합 화학소재 지원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2023년까지 테크노일반산업단지에 연면적 4785㎡ 규모의 고기능성 융복합 화학소재 지원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국비 80억원을 포함해 총 257억원을 투입한다. 정보전자 소재는 물론 미래형 자동차 경량화 소재, 2차전지, 모바일 소재를 생산해 고기능성 융복합 소재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을 울산에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울산테크노파크가 보유한 5개 지구 6만2000㎡ 규모의 입주동에는 2차전지, 나노기반 소재 등 신산업 분야 258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권수용 울산테크노파크 원장(사진)은 “고부가 소재 개발로 울산 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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