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최하위권 부산, 전기차와 수소 분야 등의 고부가가치화 전략 서둘러야

입력 2021-05-18 09:19  

패러다임 변화로 산업 고부가가치화 필요성 증가, 그러나 부산의 생산성은 최하위권
내수형 서비스업의 규모 증가가 경제성장을 주도하였으나 지속적으로 성장률 둔화 중

코로나19의 확산, 기후변화 심화, 저출산·고령화 심화 등의 메가트렌드는 산업의 고용, 생산방식, 비즈니스 모델 등 산업구조 형태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메가트렌드에 따른 산업 패러다임 변화는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부산 산업의 현 주소에 대한 정확한 분석 기반의 산업 전략 방향 제시가 절실하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 원장 김병진)은 18일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부산의 과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과거부터 현 시점까지의 부산 산업 변화를 조망하고, 이를 토대로 부산 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부산은 1960년대 경공업, 1970년대 중화학 공업이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면서 현재 8개 특별·광역시 중 경제 규모 및 인구 규모가 2위인 대도시로 성장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도매 및 소매업’, ‘운수 및 창고업’ 등 내수형 서비스업이 지역경제의 양적 성장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부산은 서비스업 위주의 산업 구조(2019년 총부가가치 기준 제조업 비중 17.9%, 서비스업 비중 73.7%)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부산의 내수형 서비스업조차 점차 성장률이 둔화돼 미래 부산 경제 성장을 주도할 산업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부산은 신성장 동력이 부재한 산업 구조 하에 디지털 전환, 저탄소·친환경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과 같은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보고서는 먼저, 부산 경제의 어려움은 산업 구조와 생산성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인 지역위기 대응 정책으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부산형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제시했다. 지역 경제의 저성장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울산과 같이 생산성이 높은 제조업 비중을 높이거나, 서울과 같이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지만 부산은 중후장대한 제조업 생산기지 유치의 어려움, 수도권과의 지식 서비스업 경쟁의 어려움 등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부산이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하고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내외적인 영향으로 산업이 불확실해지고 복잡성이 증가하는 시점에서는 키스톤(Keystone)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부산의 경우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부품인 전기차 구동유닛 및 배터리 팩,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항만 중심의 수소에너지,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등 전략적 핵심 영역을 점유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키스톤 전략은 불확실하고 복잡도가 높은 시장에서는 가치사슬 내(생태계)에서 핵심 영역을 점유하는 전략을 말한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 글로벌 공급망 및 동남권 협력 관계 고려 △ 다양한 산업간 교류를 통한 혁신 촉진 △ 비유망 산업의 재조명 △ 미래 직업 구조 및 직무 역량 변화 대비 등 부산 산업의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BISTEP 연구진은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는 위기보다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인식하고 부산 경제발전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의「산업&혁신 브리프」 1호 보고서로 발간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BISTEP의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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