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개막하는 제40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모다페) 2021’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해준 한국현대무용협회 이사장(사진)은 이렇게 말했다. 그가 모다페 조직위원장을 맡은 것은 지난해부터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축제 계획을 급히 비대면 공연으로 바꿔 모든 프로그램을 네이버TV로 중계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해 5월 14일부터 16일 동안 온라인 시청자 수가 14만 명에 달했다. 이 이사장은 “작년 축제에선 신진 현대무용가들이 안무한 소규모 작품을 대거 선보였다”며 “해외 무용단의 공연이 무산됐지만 온라인을 통해 젊은 안무가를 알린 데 만족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여건이 더 악화됐다. 축제 예산이 4억원에서 약 2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그가 찾은 해법은 국가대표 무용단들. 그는 “무용계 전체가 공연을 못 하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자고 국립 무용단체장들을 설득했다”며 “예술을 통한 봉사라고 설득하자 모두 공감해줬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모다페 사상 처음으로 국립 무용단체가 대거 참여한다. 국립발레단과 국립현대무용단, 국립무용단, 대구시립무용단 등이 각기 대표작을 선보인다. 한국 현대무용계 원로들도 한데 뭉쳤다. 1980년대부터 한국 현대무용 발전을 이끌어온 안무가 육완순, 최청자, 안은미 등이 대표작을 무대에 올린다. 무용계 원로들의 예전 작품을 다시 올리는 이유는 뭘까.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직시할 수 있습니다. 현대무용이라고 하면 미래지향적인 예술이란 인식이 있는데, 사실 과거를 반추해야 지금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현재를 정확히 파악해야 미래도 보이는 거죠.”
그간 서울에서만 열렸던 축제의 전국화도 시도한다. 지난달 20일 대구시립무용단과 함께 ‘모다페 인 대구’를 열었고, 이어 28일에는 ‘모다페 인 제주’를 연달아 개최했다. 현대무용과 대중 사이의 접점을 늘리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현대무용을 즐기는 데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영화 보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TV를 통해 영화를 보는 습관이 갖춰지자 극장을 찾아가는 게 두렵지 않게 됐죠. 현대무용도 인지도부터 높인 뒤 선호도를 점차 늘려가야 합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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