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당 511원이던 배추 경락가격(경매 낙찰가)은 4월 841원까지 치솟았다가 이달 515원으로 정상화됐다. 비트코인에 버금가는 변동성에 농산물 바이어들조차 혀를 내두르고 있다.
‘파테크’ 신조어까지 낳은 대파, 배추뿐 아니라 마늘 양상추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가뭄 냉해 등 계절적 요인에 코로나19로 인한 일손 부족이 계속되면서 주요 농산물 가격이 유례없는 널뛰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상 대형마트 등에선 4월까지는 동절기에 재배한 해남산 저장 배추를 주로 판매한다. 지난겨울 이 지역에 한파가 닥치면서 예년엔 1900~2000원대 초반에 형성되던 대형마트의 해남산 배추 가격(포기당)이 2930원가량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여름 배추 생육기에 불어닥친 태풍도 영향을 미쳤다. 봄배추가 출하되며 가격이 떨어졌지만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도형래 롯데마트 채소팀 책임은 “19일부터 충남 예산의 햇배추를 판매하면서 포기당 가격을 500원가량 떨어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격 파동을 낳은 대파도 4월보다는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지난해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수준(1997원)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엔 마늘, 양상추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마늘은 지난 17일 ㎏당 5312원(경매 낙찰가)을 기록하며 1년 전(1925원)보다 3배 가까이 뛰었다. 양상추 가격도 같은 기간 ㎏당 1151원에서 2256원으로 약 두 배 올랐다.
마늘 가격이 뛴 건 재배면적이 줄면서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마늘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14.4% 줄어든 2만1716㏊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마늘 시세가 좋지 않아 제주도에서는 마늘 대신 브로콜리 옥수수 등으로, 육지에서는 생육 조건이 비슷한 양파로 재배 작물을 바꾼 농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농산물뿐 아니라 소고기와 돼지고기, 계란 등 축산물 가격도 상승 추세를 띠고 있어 ‘식탁 물가’가 전체적으로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한우등심(1등급) 가격은 지난해 5월 14일 100g당 9315원에서 이달 14일 1만217원으로 올랐다. 계란 가격(특란 30구)은 같은 기간 5276원에서 7383원으로 급등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