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건강은 ‘오복(五福)’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만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치아 건강이 악화되면 견디기 힘든 통증과 함께 음식 섭취도 어려워진다.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충치나 크랙(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지는 현상)을 그대로 둬선 안 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경치료, 발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치아 엑스레이 영상장비를 활용해 병소의 위치, 진행 정도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 결과 △구강악안면부에 생기는 낭, 양성 종양, 악성 종양, 기타 골질환 △턱관절의 퇴행성골관절염 △림프절 석회화 등을 진단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예컨대 턱관절의 경조직을 판단하는 3차원 콘빔시티(CBCT)를 통해 턱관절의 퇴행성 골관절염을 진단하는 식이다. 퇴행성 골관절염은 관절부의 연조직을 구성하는 요소가 파괴되고 골의 흡수와 증식이 나타나는 비염증성 질환이다. 특히 악안면부의 낭, 종양 등은 사전 증상 없이 커지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으면 치료 범위가 넓어지거나 예후가 나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오 교수는 “치아 교정치료 목적으로 촬영한 엑스레이 영상 검사로 무증상 상태의 뇌·안면부 질환을 조기 발견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치과 질환을 넘어 의학적 질환 진단에 도움이 돼 신속한 진료 연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정량광형광검사(Q-RAY)와 초저선량 정밀 교익 방사선 영상 등 최신 진단법을 활용한다. Q-RAY는 법랑질(치아의 표면)의 건강 상태에 따라 반사하는 빛의 파장이 다르다는 원리를 활용해 세균의 활성화 정도를 시각화하는 장비다.
경희대치과병원이 인접·교합면의 충치 또는 크랙이 의심되는 153명을 대상으로 치아 297개를 조사한 결과 Q-RAY의 초기 교합면 충치와 미세 치아균열 탐지율이 각각 91%와 83%를 기록했다.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교합면 충치 177개, 인접면 충치 91개, 치아균열 29개를 찾아냈다.
최 교수는 “질환 발견이 늦을 경우 심각한 뇌·안면 손상 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국민건강검진의 구강검진 항목에 치과 엑스레이 영상 검사를 포함해 보다 전문적인 지원을 뒷받침하고 선제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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