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휘몰아치는 자동차 질주극, 강렬한 여성 캐릭터의 독특한 복수극. 두 할리우드 대작이 잇달아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된다. 2년 만에 돌아온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분노의 질주9)’, 월트디즈니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캐릭터를 내세운 ‘크루엘라’다. 두 작품은 코로나19 방역 상황, 폭발적인 영화 팬덤을 고려해 한국에서의 첫 공개를 선택했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액션물과 디즈니의 새로운 시도에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이 쏟아지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01년 시작된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총수익은 59억달러(약 6조8600억원)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도 블록버스터급 액션과 슈퍼카 등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야기는 도미닉(빈 디젤 분)과 가장 가까웠던 제이콥(존 시나 분)이 세계를 위기로 빠뜨리려 하자 도미닉과 함께 활동했던 패밀리들이 컴백해 작전을 펼치면서 시작된다.
영화 초반부터 드넓은 황야와 지뢰밭을 통과하며 펼쳐지는 다이내믹한 질주에 감탄이 나온다. 엄청난 크기의 ‘괴물 장갑차’에 자동차 여러 대가 휴지 조각처럼 날아가버리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블록버스터답게 다양한 지역을 넘나드는 로케이션 촬영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영국 태국 일본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이 펼쳐지면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소 무리한 설정으로 아쉬움도 남긴다. 인물들은 절벽과 국경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것은 물론 우주에까지 진출한다.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우주까지 가는 설정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이전 시리즈 인물이 부활해 다시 등장하는 것도 어색하다. 북미에선 한 달 뒤인 6월 25일 개봉한다.
영화는 자신의 재능과 괴팍한 성격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에스텔라, 당당히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크루엘라를 대조하며 새로운 메시지를 던진다. 이를 통해 디즈니는 그동안 보여준 ‘착한’ 이미지의 캐릭터와 메시지에서 벗어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가치관을 선보인다. 이 역할을 맡은 에마 스톤은 에스텔라와 크루엘라의 모습을 오가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라라랜드’ 등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크루엘라를 자극하는 바로네스 역을 맡은 에마 톰슨의 연기도 눈여겨봐야 한다.
화려한 의상과 거대한 세트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70벌의 의상과 240가지 가발, 130개 세트가 영화 내내 펼쳐진다. 북미에선 28일 개봉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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