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배당이냐, 원금보장이냐…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초읽기

입력 2021-05-19 17:36   수정 2021-05-26 20:08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 방법을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특정 금융상품에 투자하도록 하는 ‘디폴트옵션 제도(사전지정운용제)’가 도입된다. 구체적인 설계안에 따라 255조원(2020년 기준)에 달하는 퇴직연금 기금의 향방이 결정될 예정이어서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금융업권별로 유리한 방향으로 입법이 이뤄지도록 치열한 막판 로비전이 펼쳐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달 말께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도 20일 열리는 차관 주재 비공개 회의에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주요 금융권 관계자들을 불러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다.

협상 테이블에는 안호영(환노위)·김병욱(정무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정무위)이 대표 발의한 법안 세 개가 동시에 오른다. 여당 안은 디폴트옵션 대상 상품을 펀드처럼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실적배당형으로만 구성해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고, 야당 안은 원리금보장형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자연스럽게 여당 안은 증권·자산운용 등 금융투자업계가, 야당 안은 은행·보험사 등이 지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제도의 장단점이 있는 데다 업권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안 도출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호기/정소람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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