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특례시 승격을 앞둔 수원시가 전국 관광·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올 1월 광교 신도시 개발과 함께 추진한 마이스 복합단지 조성이 사업 추진 20여 년 만에 마무리되면서다. 최근엔 외래관광 재개에 앞서 스마트관광 인프라 구축, 문화와 예술을 접목한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수원이 국내 관광·마이스 시장의 판을 뒤흔드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복합단지는 대지면적 기준 킨텍스 전시장(10만8000㎡)보다 작은 8만1000㎡이지만 연면적은 축구장 60개를 합쳐 놓은 42만㎡에 달한다.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호텔과 백화점, 쇼핑몰, 수족관 등 필요한 시설을 집적화해 원스톱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수원 마이스 복합단지의 시설과 기능 집적화, 원샷 개발은 컨벤션센터 건립 등 마이스 인프라 확충에 나선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최우선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힌다.
복합단지의 핵심은 수원컨벤션센터다. 개장 첫해인 2019년에만 42건의 행사를 유치해 가동률이 60%를 웃돌았다. 그해 4월 개장해 1년 중 70%만 시설을 가동한 신생 컨벤션센터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가동률이다. 편리한 접근성과 풍부한 주변 인프라로 인해 ‘미니 코엑스’로 불리는 컨벤션센터에서는 올해 제4차 아태환경장관포럼, 대한핵의학회 추계학술대회 등 굵직한 국제회의와 학술대회도 예정돼 있다.
최근 지역에선 ‘이건희 미술관’을 수원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건희 미술관을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강조한 비즈니스와 마이스 관광자원으로 확대해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수원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가인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일궈온 삼성의 기업 성장사가 깃든 곳이라는 점도 미술관 유치 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현재 이건희 미술관은 부산, 대구 등 15개 지역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세준 수원컨벤션센터 마이스 본부장은 “이건희 미술관이 수원에 들어선다면 파리, 뉴욕과 같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관광자원화한 비즈니스 관광도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며 “팔달구 문화예술회관 인근에 조성된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을 기리는 ‘수원나혜석거리’와 연계한 문화예술 관광벨트 구축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