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기자 선배입니다."
박종진 기자가 IHQ 총괄 사장으로 돌아왔다.
박 사장은 20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지행된 IHQ 채널 개국 및 드라마 '욕망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기자 선배"라며 "제가 이렇게 잘 돼 돌아왔다"면서 앞으로 열정으로 IHQ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욕망' 곽기원 감독, 배우 이지훈 등과 함께 단상에 오른 박종진 사장은 "콘텐츠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며 "다양하고 큰 가치를 창출하는 미디어기업으로 발돋음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진 사장은 고려대 영어영문학을 졸업하고 MBN 기자와 앵커를 거쳐 채널A 경제부장과 앵커를 지냈다. 2014년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전문 방송인으로 활동을 시작해 '쾌도난마' '강적들' '대찬인생' '박종진 라이브 쇼' 등의 진행자로 활약했다.
정계 진출을 선언하며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이력도 있다.
박종진 사장은 "저를 언론인이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2번 떨어진 사람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 대학 다닐 때부터 방송작가로 일했고, 대교방송 PD 출신이기도 하다"며 "MBN 오면서 기자의 길을 걷고, 앵커를 하고, 채널A에서 부장까지 하게 됐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프리랜서 생활 3년을 했고, 정치권에도 3년 정도 있었는데 이제 IHQ의 부름을 받고 왔다"고 밝혔다.
IHQ는 엄기준, 장혁, 오연서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싸이더스HQ 뿐 아니라 코미디TV, 드라맥스, K STAR, 큐브TV, 샌드박스 플러스 등 다양한 채널을 보유한 콘텐츠-채널-플랫폼을 잇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오는 7월부터 코미디TV를 IHQ로 론칭한다. 이를 위해 올해에만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250억 원 투자 등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박 사장은 "신규 프로그램을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 먹고, 마시고, 사랑하며 부자가 되는 걸 콘셉트로 한다"며 먹방과 로맨스, 경제 관련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OTT를 겨냥한 다수의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 '맛있는 녀석들'로 이미 자체 제작 능력을 입증한 IHQ는 채널 개국과 함께 자체 제작 역량을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맛있는 녀석들' 제작진은 '마시는 녀석들'(가제)로 찾아온다.안주 맛집을 공략하며 '맛있는 녀석들' 세계관을 확대한다. 조세호, 남창희가 게스트와 함께 추억 돋는 '라떼' 이슈들을 퀴즈로 풀어보는 레트로 퀴즈 토그쇼 '별에서 온 퀴즈'는 7월 첫 방송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시기 프로 '집콕러'들의 자체 제작 게임 챌린지 '방구석 운동회'도 제작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다양한 외주 제작사와 손잡고 오리지널 콘텐츠도 선보인다. '리더의 연애'는 연애 빼고 다 잘하는 30~40대 여성들의 연애 도전기를 담았다. 박명수, 김구라가 진행자로 참여한다.
미국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던'(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의 대표 코너이자 유튜브 인기 콘텐츠인 '카풀 가라오케'(가제)도 만나볼 수 있다.
생존의 기로에 몰린 자영업자들을 위해 먹방 스타들이 몰래 찾아가 셔터를 내리고 펼치는 먹방쇼 '셔터를 내려라'(가제)에는 양세형이 메인 MC로 발탁됐다.
여배우들의 술과 안주가 함께하는 리얼리티쇼 '여우주안상'(가제)에는 손담비와 소이현이 출연하고, '오지랖 인문학'에는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박종진 사장이 동반 진행을 예고했다.
박종진 사장은 "원래 진행할 생각은 없었다"며 "당과 이념 상관없이 정봉주 의원과 친해서 함께 출연하는데 '알쓸신잡' 같은 느낌으로 접근하면 될 거 같다"고 소개했다.
특히 국내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성소수자 관련 예능 프로그램인 'WHY NOT'에 대해 "저희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했고, 과감하게 인권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소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매운 맛 입덕 프로그램 '스파이시 걸스'(가제), 'WHY NOT', '부자의 하루' 등 참신한 소재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박 사장은 "어차피 현재의 방송 환경은 디지털과 OTT 시장인데, 이 둘을 잡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오늘 발표한 12개 프로그램 모두 유튜브 채널 '리모콘byIHQ'에 모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유튜브에서만 나가는 웹 프로그램도 이미 선보이고 있다"며 "5개 정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소개했다.
다만 해외 OTT와 계약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되기 전까지 비밀유지 계약이 돼 있다"며 "공시하기 전까진 말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양해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IP를 IHQ가 갖는 원년"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이전까지 방송사에 납품을 하고, 모든 판권 관련 권한을 방송사가 갖는 형태면 이제는 무조건 IHQ 채널에 선보이고, IP도 우리가 갖는 방식으로만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발리에서 생긴일', '쩐의 전쟁'과 최근 '달이 뜨는 강'까지 선보인 빅토리콘텐츠와 "MOU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개국작이 될 '욕망'에 대해서는 "제2의 '펜트하우스'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사장은 "최종 목표는 글로벌 종합미디어 그룹"이라며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선도해 나가려 한다. 새로운 제작 시스템으로 이끌어 가겠다. 이를 위해 시급한 목표는 빠르게 변하는 OTT 시장에 맞춤형 콘텐츠를 공급하는 거다. 글로벌 미디어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2의 ***'를 언급한 이유에 대해 "창조는 벤츠마킹에서 시작한다고 해서 설명한 것"이라며 "OTT에서 먹히는 프로그램들이 막장드라마와 사극이다. 우리는 기업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익을 남기는 데 있고, 거기에 중점을 두고 거기에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포인트를 두고 가려 한다"고 솔직하게 방향성에 대해 전했다.
또한 "채널 인지도가 떨어지고 저평가 돼 있다"면서 "제 목표는 3년 안에 tvN 정도의 시청률과 인지도를 갖추는 거다. 제 지인들도 IHQ를 모르더라. 그게 제 자존심을 아프게 했다. 그래서 채널명도 IHQ로 가는 거다. IHQ가 어떤 곳인지 알리기 위해 모든 전력을 다하려 한다"고 남다른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다만 시청률 평가에 대해서는 담담한 모습이었다. "시청률은 기대하지 않는다"며 "채널 번호가 엉망이다. IHQ라는 곳에서 저렇게 고집스럽게 IP를 갖고 한다는 거, 이 예능 프로그램을 모두 한다는 거, 우리 방송국에서 방송한다는 거, 어렵더라도 번호를 찾아 들어오면 좋지 않겠나. 이렇게 묵묵히 가다보면 저희 번호를 앞당겨 주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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