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무력 충돌이 일어날 때 미국이 범할 법한 두 가지 실수가 있다. 첫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의 고정된 틀을 간과하는 것이다. 둘째는 중동의 변화하는 역학관계와 세계 정치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경쟁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점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또 세 가지 바뀌지 않는 현실이 있다. 첫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적대감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팔레스타인 지역 내 아랍인과 유대인 사이의 최초 대규모 폭력 사태는 1920년에 일어났다. 그 이후 폭력사태와 성과 없는 평화 협상이 반복됐다. 이번 갈등도 이전 패턴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언젠가 폭력은 자취를 감추고 일종의 휴전이 이뤄질 것이다.
세 번째 불변의 현실은 경쟁이 비대칭적이라는 점이다. 팔레스타인의 힘은 그들의 인내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심지어 망명하거나 전쟁에서 패배하면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은 사라지기를 거부해 왔다. 저항의 의지와 국제적인 여론 동원력이 팔레스타인의 주요 강점이다.
이에 비해 이스라엘의 핵심 강점은 국가 경영 능력, 군사 및 정보 기술 등이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팔레스타인 저항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이에 비해 팔레스타인은 분쟁을 무한정 연장할 수 있지만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
이에 비해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사용할 수 있는 지렛대가 적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군사 지원 축소를 두려워하는 이스라엘인은 거의 없다. 심지어 미국이 팔레스타인 정착촌 문제를 놓고 이스라엘의 양보를 종용할 수 있다고 믿는 팔레스타인은 더 적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백년전쟁이 끝나려면 한참 멀었다.
정리=정인설 기자
이 글은 월터 러셀 미드 WSJ 칼럼니스트가 쓴 ‘The U.S. Is Less Relevant Than Ever in Gaza’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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