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다산에게 배우는 '공정과 청렴의 길'

입력 2021-05-20 16:53   수정 2021-05-21 03:13

전남 강진에 유배된 다산 정약용이 1818년 완성한 48권의 대작 ‘목민심서’. 20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사랑받는 고전이다.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새기고 실천해야 할 모든 것을 망라해서다. 어린이용 동화부터 자기계발서까지 목민심서를 다룬 책이 약 800권이나 나온 것은 사람들이 이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준다.

《목민심서, 다산에게 시대를 묻다》는 현대인의 시선에 맞춰 목민심서의 주제를 전달한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시대 배경을 설명하고 현대 사회에 맞게 해석했다. 저자는 “공정과 청렴을 품은 ‘공렴(公廉)’ 두 글자를 굳게 믿고 실천하는 게 공직자의 본분이라고 다산은 생각했다”며 “공직자가 아니더라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실천해서 여유롭고 깨끗한 세상이 되길 기원하며 원전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책은 원전의 구성 방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다산은 목민심서를 총 12편으로 구성해 편마다 6개의 실천 조항을 넣었다.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수기(修己)가 네 편(부임, 율기, 봉공, 애민), 사람을 다스리는 치인(治人)은 여섯 편(이전, 호전, 예전, 병전, 형전, 공전)이다. 여기에 부록으로 두 편을 담았다. 환난이 닥쳤을 때 지도자가 갖출 자세와 해야 할 바를 다룬 ‘진황’, 벼슬에서 물러나는 과정을 다룬 ‘해관’이다. 책 곳곳에서 다산이 남긴 금언이 소개된다. 그는 2편 ‘율기’에서 공직자의 자질을 세 글자로 요약했다. “벼슬살이에 필요한 건 단 세 가지로 ‘맑음’과 ‘삼감’ ‘부지런함’이다.” 청렴하게 생각하면서 신중히 행동하고 부지런히 일하라는 조언이다.

목민심서의 가르침대로 선정을 베풀었어도 과신해선 안 된다. 목민관에 대한 평가는 본인이 아니라 민초들이 하는 것이라고 다산은 강조했다. “비난과 칭찬, 선과 악 등은 반드시 수준 높은 역사가에게 평가를 맡겨 공안(공정한 평가)으로 삼아야 한다.” 목민심서의 마지막 구절이다. 저자는 “오늘날 살아 있는 공직자의 치적을 기리는 기념물이 거리 곳곳에 놓여 있다”며 “아름다운 이름을 전하고 싶다면 후세에 맡길 일”이라고 역설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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