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세상] 최저임금보다 많이 주는 실업급여…누가 일하겠어요

입력 2021-05-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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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는 근로자가 실직해서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지급하는 급여입니다. 실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계 불안을 덜어주면서 생활에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복지 제도입니다. 매달 월급을 받던 사람이 못 받으면 불안을 느끼게 되는데 그 소득 손실을 소정의 실업급여로 메울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러면서 실직자는 다시 일할 자리를 알아본다면 불안이 덜할 겁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제도 아래에서 운용됩니다. 취직한 근로자들은 고용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돼 있습니다. 근로자가 절반, 회사가 절반을 내서 고용보험 기금을 조성하게 되지요. 그러나 실업급여는 실업 위로금이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재취입하려 한 활동을 인정하고 지급합니다. 실업급여를 받고 그냥 놀라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문제는 실업급여의 본래 목적이 퇴색한다는 데 있습니다. 기사는 그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실업급여가 반복적으로 받으려는 행태를 늘린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라고 합니다.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기보다 찾는 흉내만 내고 실업급여를 반복적으로 받아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거죠. 이로 인해 실업급여에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게 늘어서 고용보험 전반에 부담을 준다는 겁니다. 3회 이상 받아간 사람 수가 기사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다음 문제는 실업급여액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받는 최저임금보다 많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누가 일하려 하겠습니까? 하루 8시간, 주 5일 일하면서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은 179만5310원을 받는데, 실업급여 최하한액이 181만원이라는 대목이 기사 중간에 있습니다. 일보다 실업상태를 선택하게 하는 거죠.

실업급여가 실업을 부추기고, 일할 의욕을 떨어뜨리고, 실업급여 재정을 악화시킨다면, 개선해야겠지요. 그래서 정부가 팀을 꾸려서 대책을 마련하려 합니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다고 해도 고용보험 재정적자를 없애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합니다. 실업급여를 반복적으로 받아가는 ‘얌체족’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를 살려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우선이죠. 그래서 일자리 공급이 최고의 복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가장 좋은 복지는 복지 명단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지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으려면 기업들이 일하게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합니다.

고기완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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