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턴을 만나다 ③] “함께 만든 뉴스레터, 4개월 만에 구독자 1만 명을 달성했죠” 황준영 퍼블리 인턴

입력 2021-06-03 13:51   수정 2021-06-03 13:53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사 / 전누리 대학생 기자] 실무와 가장 가까운 대학생, 인턴 시리즈 세 번째로 퍼블리 전략기획팀에 입사해 현재는 베트남사업부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황준영 인턴을 만나봤다. 황 씨는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업무를 진행하며 현장 실무를 경험해보고 스타트업 취업 꿈을 키웠다”며 인턴 생활을 되돌아봤다.

황 씨가 일하고 있는 기업 퍼블리는 ‘일(work)’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지식 근로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고객이 커리어를 쌓아가는 ‘Career Journey’ 상에서 갖게 되는 고민이나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서비스다. 현재 2030세대의 커리어 관리 SNS인 ‘커리어리’와 일에 대한 고민을 콘텐츠로 해결하는 ‘퍼블리 멤버십’을 주요 비즈니스로 운영하고 있다.


Profile
황준영 퍼블리 베트남사업부 프로덕트 매니저 인턴
1999년생
Minerva Schools at KGI 3학년 2학기 재학 중
경영학, 컴퓨터공학 복수전공
2020년 6월 퍼블리 전략기획팀 입사

퍼블리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작년 6월에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이 되기 전, 인턴을 하며 실무 체험도 하고 경력도 쌓자는 생각에 인턴직을 알아봤다. 우연히 로켓펀치(스타트업 위주로 채용공고가 많이 올라오는 플랫폼)에서 퍼블리 전략기획팀 인턴 공고를 보게 됐다. 퍼블리의 공고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다른 공고들은 단순히 인턴의 역할과 자격조건만 적혀 있고 끝이었는데 퍼블리의 경우에는 조직의 철학, 내 사수가 될 사람의 생각, 퍼블리에서 일하면 어떤 것을 얻어갈 수 있는지 등이 진솔하게 담겨 있었다. 이곳이라면 단순히 계약직으로서가 아니라 내가 정말 역량을 발휘하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다.”

그동안 어떤 분야에 관심를 갖고 있었나.
“원래 벤처캐피탈과 액셀러레이터 쪽에 관심이 많았다. 경영 측면에서 사회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한국에도 벤처캐피탈들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까지 보완돼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환경을 느껴보고 싶어서 여러 박람회와 AI 엑스포, 데모데이 등에 참여해보기도 했다. 1학년을 미국에서 지내고, 2학년 1학기에는 서울 캠퍼스에서 지내게 됐는데 학교의 협력 파트너 중 한 군데인 카카오벤처스와 함께 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생겼다. 전반적으로 벤처캐피탈 생태계는 어떤지, 실무자들은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 간접적으로 체험도 했다.”

주된 업무일과를 설명해 달라.
“퍼블리는 자율출퇴근제로 운영된다. 회의나 미팅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은 확보돼야 하기에 모두가 11시까지는 출근해야 한다. 보통 9시에 출근해 일정을 소화한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정해진 일과가 없기 때문에 일정을 스스로 계획해서 진행하는 편이다. 분기별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고 그에 맞춰 월 단위, 주 단위, 일 단위로 프로젝트 및 업무 일정을 짠다. 월요일 오전에는 베트남 사업에서 목표로 삼은 지표들이 주말 동안 어느 정도 달성됐는지 확인한다. 주말 동안의 성과와 지난주의 주간 성과를 팀 공동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슬랙에 공유한다. 이외에 위클리 프로그레스 리포트라는 것이 있다. 지난주에 우선순위로 했던 세 가지 일과 이번 주에 해야 하는 일 세 가지를 쓴다. 월요일의 루틴을 제외하고는 사업계획에 맞춰서 해야 하는 일들을 한다.”



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
“베트남 사업부는 커리어리를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작년 12월에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됐다. 정식으로 앱을 런칭하기 이전에 시장과 고객층을 파악하기 위해 뉴스레터 형식으로 시작했다. 한국 커리어리 앱에 전문가들이 공유하는 뉴스나 인사이트, 짧은 글귀 등을 베트남어로 번역해서 뉴스레터로 만든다. 그것을 매주 한 편씩 발송하는 형식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현재 베트남 사업의 중요한 목표는 얼마나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는가, 광고비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구독자를 모집하는가이다. 지난 분기까지는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구독자를 최대한 많이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주로 페이스북 광고로 모집하고 있어서 페이스북 광고 최적화와 광고 소재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수시로 성과를 종합하고, 어떤 걸 배울 수 있었는지 살핀다.”

인턴으로 채용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사 직원이 모여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타운홀 미팅이라는 자리가 있다. 신규 입사자가 오면 그 자리에서 자기소개를 한다. 그리고 채용담당자가 입사자에 대한 피드백을 준다. 입사 당시 채용 담당자분의 말씀을 빌리자면 미네르바스쿨이라는 새로운 학교를 선택한 주체적인 마음,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보아 성취욕과 끈기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기를 가지고 끝까지 일을 붙잡는 끈기가 있다. 베트남어를 전혀 할 줄 모르지만 베트남 사업부 일을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어필을 했다. 이런 끈기가 면접 때 잘 어필됐던 것 같다.”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
“팀원 개개인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분위기다. 대표님이 바이블로 삼으시는 책이 있다. 넷플릭스 조직문화를 다룬 책 ‘규칙없음’이다. 그 책에서 중시하는 것이 ‘얼라인먼트(alignment)’다. 팀원들이 회사의 비전과 목표 수행을 중심으로 화합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퍼블리에서는 얼라인먼트의 철학이 잘 실천되고 있다. 직원들은 업무나 복지 차원에서도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수습기간이 지나면 유급휴가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성과만 잘 보여준다면 하고 싶은 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인턴에게도 중요한 역할이 주어진다. 의견이나 피드백도 직책과 직무에 상관없이 전사적으로 자유롭게 오가는 분위기다. 처음에는 전략기획팀으로 입사했지만 3개월 뒤에 해외사업부에서 일하고 싶다는 내 요구사항도 받아들여졌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업무와의 연관성을 느끼나.
“마케팅 수업을 수강하면서 브랜드 및 제품의 포지셔닝, 고객지향적으로 제품을 설계 및 관리하는 법 등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핵심적인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배웠다. 그 이론들이 실무를 익히는 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고객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으로 설계될 수 있을지, 고객과 시장의 반응에 따라 우리 제품을 어떤 식으로 브랜딩하고 포지셔닝할지 고민하는 과정에 학교 수업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일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
“사업 감각이 부족하다는 점이 힘들다. 지난 분기에 목표치를 굉장히 높게 설정해서 완벽하게 달성하지 못했다.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여러 변수를 잘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 꽤나 단순한 변수를 고려하지 못한 적도 있다. 베트남 인턴 두 분이 방학 중에는 그분들이 풀타임으로 근무하지만 3월에 학기가 시작되면 시간제로 근무하신다.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그분들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이 줄어드는 게 당연한데, 그것을 고려하지 못했다. 퍼블리에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퇴근 후에도 자기계발에 시간을 들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인턴 분들은 일이나 공부는 근무시간 동안에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기실 때도 있다. 그분들이 퍼블리의 업무 환경이나 태도에 적응해서 팀에 더 빠르게,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돕고 싶은데 아직 어려운 것 같다.”

일하면서 뿌듯했던 순간은.
“작년 9월에 프로덕트 매니저 인턴으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멤버십 팀에서 커리어리 해외사업부로 오게 됐다. 당시 퍼블리에는 해외 사업에 대한 대략적인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였다. 팀에 합류해서 시장 조사, 시장 선정, 어떤 식으로 커리어리라는 제품을 테스트할지 등 계획을 세우던 중 작년 11월 말에 페이스북 광고를 런칭하면서 구독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3개월 동안 밑바닥부터 열심히 다져온 사업이 드디어 시작된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작년 12월 첫 주에 첫 번째 뉴스레터가 나간 이후로 4개월 만에 구독자 1만 명을 달성했다. 굉장히 보람찼다.”

현재 맡은 업무에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프로덕트 매니저에게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가설을 세운 다음,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고, 분석한 자료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 사고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상품이라면 고객들의 피드백이나 현지 상업 환경 같은 배경 지식을 활용해서 의사결정에 인풋을 넣을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 사업에서는 그게 힘들다. 베트남의 상업 환경이 어떤지 완벽하게 파악하기 힘들고, 고객의 피드백조차 베트남어로 돼 있으니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숫자와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 같다.”

일하면서 새롭게 배운 게 있다면.
“말 그대로 신사업이기 때문에 하는 일이 전부 새로움과 배움의 연속이다. 가장 크게 배운 것은 고민할 시간에 실행하라는 것이다.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이라는 스타트업을 위한 필독서에서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전까지는 일의 결과로 완벽한 것을 내놔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완벽주의였다. (웃음) 퍼블리에서 이 완벽주의를 깰 수 있게 됐다.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만들려고 혼자 고민할 시간에 일단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결과물을 내놓고, 다른 동료 및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배우고 개선하는 방향이 낫다는 걸 배웠다. 업무 프로세스든 제품이든 스타트업에게는 속도가 생명이다. 실행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더해가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게 퍼블리 인턴 생활 중 가장 큰 깨달음이었다.”

나만의 입사 팁을 전한다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법을 가장 어려워하는 것 같다.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큰 고민이다. 서류를 화려하게 만들기 위한 활동들도 좋지만 중요한 건 자신의 역량과 강점을 파악하고 잘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포지션과 회사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본인이 이 회사에, 이 직무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어떻게 어필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력서가 화려하면 서류전형에서 눈에 띄긴 하겠지만 지원과정에서 무게를 둬야 할 부분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가고 싶은 기업은 어떤 곳인지, 그에 맞춰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고 어떤 걸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다.”

인턴생활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스스로를 인턴이라는 틀 안에 가두고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두려고 하지 않으면 좋겠다. 스타트업은 인턴에게도 실무를 경험할 기회가 주어진다.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잘 해결하고 성취욕을 보인다면 더 많은 기회가 돌아온다. 인턴은 뭐든지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다. 본인의 능력을 이용해 능동적으로 업무를 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소개서에 적을 수 있는 경력 한 줄로 끝내기보다는 발전과 성취의 시간으로 보내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1분기까지는 뉴스레터를 중심으로 시장 이해에 집중했다. 2분기부터는 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커리어리 앱을 베트남 버전으로 만들어서 3분기에 런칭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6월 말까지 남은 계약기간 동안 제품을 만드는 기틀을 잡고 런칭을 위한 기반을 튼튼히 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남은 학기들을 잘 마치고 졸업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9월에 4학년이 된다. 퍼블리에 오기 전에는 벤처캐피탈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금은 스타트업과 프로덕트 매니저 직무에 훨씬 관심이 많아졌다. 매 순간 다양한 걸 배우고 접하면서 인생의 지향점도 바뀌는 것 같다. (웃음)”

퍼블리 채용 과정은?
채용 방법 : 프로젝트별로 수시 채용
채용 절차 : 서류-과제-면접 (약 2-3주 소요)
채용 팁 : 자기소개서가 중요한 비율을 차지, 유연한 협업을 위한 논리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사람 우대
현재 프로덕트 매니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리크루팅 매니저, 운영 매니저, 콘텐츠팀, 영상팀 등 전환형 인턴 포지션에서 채용 진행 중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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