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는 투어 통산 2승의 조아연을 초반부터 마음껏 요리했다. 2번홀(파5)에서 파로 첫 승리를 알렸고 5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낚아채 질주를 시작했다. 7번홀(파3), 8번홀(파4), 9번홀(파4)을 내리 따낸 장하나는 전반에만 조아연에게 5홀 차로 앞서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조아연이 12번홀(파5)과 14번홀(파4)을 가져가 격차가 3홀 차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장하나는 15번홀(파4)에서 쐐기 버디를 꽂아 넣으며 3개 홀을 남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장하나의 다음 상대는 15조에서 3전 전승을 거두고 올라온 배소현(28)이다. 배소현은 이번 대회 시드가 50번일 정도로 우승 후보군과 거리가 있었던 선수다. 하지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오지현(25)을 7타 차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이 됐다.
매치 플레이에선 상대가 짧은 퍼트를 남겨놨을 때 주는 ‘컨시드’ 룰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되면 홀을 포기하는 ‘홀 컨시드’도 있다. 안송이처럼 매치 자체를 포기하는 ‘매치 컨시드’ 역시 있지만 실제로 이 카드를 이 대회에서 쓴 선수는 안송이가 처음이다. KLPGA투어에 따르면 안송이는 3차전을 앞두고 손목 통증을 호소했고 8번홀까지 5홀 차로 격차가 벌어지자 매치를 포기했다. 한진선은 이 승리로 2승1패를 기록했으나 박지영(2승1무·25)에게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박민지(23)도 3전 전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세 차례 경기에서 한 번도 보기를 적어 내지 않을 정도로 샷감에 물이 올랐다. 박민지는 “16강전부터 결승전까지 누굴 만나도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대회 첫 2연패에 도전하는 김지현(30)은 이소영(24)에게 덜미를 잡혔으나 2승1패를 기록해 본선에 올랐다. 박현경(21)은 박채윤(27)과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간신히 16강에 합류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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