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900여 세대에 육박하는 반포·잠원 일대 재건축 아파트들이 올 하반기 이주를 앞두면서 전세 대란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 입주 역시 3100세대에 달해 전셋값의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9일 정기총회를 열고 이주계획을 확정했다. 이주 일정은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다. 5층 저층 주공아파트 66개동으로 구성된 2120세대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층수 35층의 49개동 총 5388세대의 매머드급 단지인 ‘디에이치클래스트’로 탈바꿈한다.
사업비만 10조원에 달하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이다. 국내 최초로 단지 내에 오페라하우스, 아이스링크를 포함한 최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서는 등 하이엔드 프리미엄 랜드마크 단지다.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는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외에도 이미 신반포18차 337동(182세대)과 신반포21차(108세대)가 이미 이번달부터 7월까지 이주를 진행 중이다. 1490세대의 대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신청 중으로 총 3900여세대가 올해 하반기 이삿짐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대규모 이주가 예정됨에 따라 전셋값 상승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서초구 내 공급 예정인 단지가 많아 이주 수요를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올해 입주하는 신축 아파트는 서초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서초 그랑자이를 비롯해, 삼호가든 3차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라클라스, 반포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 센트레빌아스테리움,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방배 그랑자이 등 총 3160세대다.
서초동의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지난 2018년 12월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재건축 사업지로 조합원의 20% 정도는 이주를 완료했다”며 “전셋값 상승 전 계약갱신을 서두르는 등 신규 전세 수요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실수요로 돌아가는 전세 시장의 특성상 재건축 수요만으로는 전세난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초구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이 5월 첫째 주 0.01%, 5월 둘째 주 0.04%로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급상승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며 계절적인 요인에 의한 추세로 최근 재건축 이주 수요로 인한 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최근 몇 년간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고가 전세가 많이 늘었던 것은 집값의 20~30%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전세 보증금으로 충당하는 ‘갭투자’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실질적인 전세 시장은 매매와 달리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실거주를 위한 목적”이라면서 “7월 시행 예정인 개인별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 등으로 인해 갭투자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큰 만큼 전셋값이 급격하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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