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주인' 한라, 한온시스템 인수전 뛰어든다

입력 2021-05-21 18:01   수정 2021-05-22 01:45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매물로 꼽히는 한온시스템 인수전에 ‘옛 주인’ 한라그룹이 참전한다. 한라그룹은 산업은행과 손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온시스템 몸값이 최소 6조~7조원에 달해 단독 인수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모펀드(PEF) 칼라일은 LG그룹과 손잡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고, 세계 5위 자동차 부품사인 콘티넨탈도 초청장을 받고 인수 검토에 착수하는 등 후보들의 대진표가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라그룹은 최근 산업은행과 협의해 한온시스템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중이다. 산업은행 PE실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PE실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펀드를 꾸리고 이 펀드에서 지분 투자와 인수금융을 모두 제공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을 되찾고 싶어 하는 한라의 의지가 아주 강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컨소시엄을 꾸려 끝까지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의 공동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는 이달 초 투자설명서(IM)를 인수 후보들에 배포했다.

한온시스템 전신인 한라공조는 한라그룹과 미국 포드가 1986년 세운 합작사였다. 한라그룹은 1998년 외환위기를 맞아 회사가 어려워지자 한라공조를 포드 계열사인 비스테온에 매각했다. 2014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함께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를 약 3조800억원에 사들여 현재의 한온시스템이 됐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 지분을 매각할 때 이를 우선적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반매도권(태그얼롱)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히트펌프, 전동 컴프레서 등 차량 전반의 열관리(공조) 부문에서 일본 업체 덴소에 이어 글로벌 2위에 올라 있다. 고객 중 현대자동차와 기아 비중이 42%로 가장 크지만 포드(16%), 폭스바겐(7%), GM(6%) 등 다른 고객 비중도 작지 않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공조 기술이 각광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에 올린 배터리의 열을 관리하는 기술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차량 배터리 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냉난방 장치를 가동하는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은 21일 종가 기준 8조6743억원이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한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는 50.50%와 2대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보유 지분 19.49% 등 총 69.99%다. 매각 대상인 70%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7조원 안팎에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

매각 대상 지분 69.99%를 한꺼번에 팔 수 있지만 일부만 파는 것도 가능하다. 일부 지분만 매각할 경우 양측은 지분을 5 대 2 비율로 팔 예정이다.

한라그룹은 공식적으로는 한온시스템 인수전 참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한라그룹 홍보팀은 “한온시스템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그룹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이상 검토는 했지만 아직 인수전 참여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민지혜/차준호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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