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최근 불거진 군대 내 부실 급식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22일 이 지사는 자신의 SNS 통해 "오래 전부터 있던 문제인데 아직도 이러고 있다니 안타깝고 한심스럽다"며 "군 관련업무는 아니지만 국민의 일을 대신하는 공직자로서 많이 수치스럽고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일갈도 떠올랐다"며 "제보된 사진을 보면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치는 이들에 대한 세계 10위 경제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제공하는 식사로는 믿기지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원인은 예산부족의 무관심이거나 예산유용범죄 둘 중 하나일 것인데 후자일 가능성이 크고, 어느 쪽이든 문제는 심각하다"며 "병사들의 휴대전화가 없었다면 밝혀지지 않았을 장병들의 인권 보호시스템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근본적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 지사는 "부실 급식 문제 외에도 각종 폭력 등 인권 침해, 갑질, 군무외 사역 강요 등 군 내 부조리와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군인권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휴가를 다녀온 뒤 2주간 자가격리 되어 있다는 한 군인은 지난달 18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본인에게 제공된 식사 사진을 게재하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다.
본인이 51사단 예하 여단 소속 군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다른 곳은 식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하다"며 "휴대폰도 반납하고 TV도 없고 밥은 이런 식이다. 휴가 다녀온 게 죄인가? 감옥에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분노했다.
이후 해당 예하 소속 군인으로 추정되는 다른 글쓴이는 "배식사건이 터진 이후 모든 병사들을 다 집합시키고 체력단련 일과가 생겼다"며 "간부들이 하는 말이 이런 거(부실배식)를 제보하면 너희만 힘들어진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9일 강원도 홍천의 육군 11사단 예하 부대에서 부실 급식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부대원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밥과 오징어국, 고등어 한 조각, 방울토마토 7개를 점심 배식으로 받았다"며 "1식 3찬은 지켜졌지만 살면서 못 먹어서 서러워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며 급식 상태를 지적했다.
또 그는 "고등어를 두 조각 받았으나 한 개가 정량이라고 해서 빼앗겼고 어쩔 수 없이 전날 먹다 남은 방울토마토로 배를 채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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